결혼하기 전에는 여행을, 그것도 혼자 하는 여행을 잘도 다녔어요. 일본은 두 번, 대만도 두 번, 호주는 1년 살았고, 홍콩도 3~4번 갔었죠. 아무래도 여자 혼자 여행하기 좋은 곳만 다니다 보니 그리 멀리 가진 못했네요.
제가 여행을 가면 그곳에 들르는 곳이 꼭 하나 있어요. 맥x날드랍니다. 전 세계적으로 있으니 스x벅스처럼 메뉴가 같을 것 같지만, 맥x날드는 빅맥과 콜라 외에 몇 가지를 빼고는 그 나라 특성에 맞춘 시그니쳐 메뉴가 있답니다
제가 맥x날드 첫 해외 버거를 만난 곳은 일본입니다.
혼자 하는 여행이라, 한산한 아침시간 어슬렁거리며 식당을 찾아 맥x날드에 들어 갔고, 그곳에서 바로 ! '보름달 버거'를 만났어요. 이 버거의 특징은 이름에 걸맞게 보름달 같은 '계란'이 버거 사이에 있다는 거죠. 맥모닝도 아니고 일반 버거에 계란이 예쁘게 들어 가 있어요. 검색해보니 가을마다 나오는 메뉴인가 보더라구요.
일본은 맥x날드 1층이 흡연석인 경우가 있어요. 어떤 할머니께서 커피를 마시고 담배를 태우고 계시더라구요. 긴장한 외국인인지라 버거를 받아들고 코크 대신 나온 코희(커피)와 함께 자리에 앉아 버거를 한입 베어물었습니다.
아~ 이것은~ 신세계~ 또로롱~
계란과 빵의 담백한 조화가 혀안을 감싸며 '우리 오늘부터 1일'을 입안에서 외치더군요. 음 그러나 또 찾아 먹기보다는 그 추억 그대로 간직하고 싶은 맛입니다.
보름달 버거를 먹은 후 메뉴판을 유심히 살펴보니, 한국 것과는 다른 부분이 많았어요.
그.래.서.
그 후로 해외여행 가면 꼭 맥x날드에 가서 한끼 식사를 합니다.
호주의 맥x날드에는 아무래도 호주산 고기로 버거 느낌 다분히 나는 버거를 팔아요. 한국에서 쿼터파운더 버거가 판매되기 전, 이곳에서 먼저 먹고 왔지요.
메뉴가 한 나라에서 인기가 좋으면 다른 곳에서도 파나봅니다. 맥x날드시스템은 잘 모르겠지만,.. ㅎㅎ
호주에는 헝그리 잭이라는 버거 집이 있어요. 어디게요?
바로 '버x킹'의 호주식 이름입니다. 상표권을 먼저 등록해서 장사하는 곳이 있어서, 헝그리잭이라는 이름으로 영업을 하고 있답니다. 사실 저는 호주에서는 이 헝그리잭을 더 자주 갔어요. 배고파지는 이름이라 그런가.. ㅎㅎ
어느 날, 혼자 해변가에 있는 맥x날드에 갔어요. 버거를 사들고 바닷가 벤치에 앉아 폼을 잡고 있었죠. 갈매기 한 마리가 날아오더라고요. 감자튀김 하나 던져주었더니, 엄청 많은 갈매기들이 몰려들어서 (*영화 '니모를 찾아서'에서 갈매기 떼를 연상하시면 될듯. ㅎㅎ) 감자튀김은 다 털린 적이 있어요. ㅜㅜ 염분이 많은건데 줘도 되는 건가..
홍콩의 맥x날드에는 수프 버거가 있어요. (스파이시 파스타 버거? 검색해보니 이거 인 듯 합니다)
이 버거는 국물에 만 소고기 패티가 나옵니다. 비주얼만 보고 시킬까 한참을 고민했어요. 그래도 현지식 버거 메뉴를 꼭 먹자고 다짐했기에 시켰지요. 응? 생각보다 맛있네. 설명하긴 어렵지만, 상상했던 것보다는 맛있어요. 그러나 이 버거 수프? 수프 버거? 는 맛이 괜찮아도 조금 부담스러운 게 있어서 다 먹진 못했어요. 그렇지만 홍콩 가면 한번 맛보시라 권하고 싶네요. 그리고 홍콩이나 대만이나 가면 꼭 먹어야하는 음료수가 있지요. '망고주스'! 값도 저렴하고 싱싱한 망고 맛이 정말 최고에요. 강추강추.
돌이켜 생각해보니, 아마 한국 맥x날드에서 팔던 '불고기 버거'도 외국인들에게 이런 느낌이겠죠?
해외에 나가서 현지 음식 도전하기가 부담되면, 저처럼 그 지역 맥x날드 시그니쳐 메뉴 한번 도전해보세요. 외국인의 입맛에도 부담스럽지 않는 적정선의 현지 음식을 경험 하실 수 있을거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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