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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105

미니멀화는 계속된다

도미니크 로로의 심플한 정리법이란 책을 읽은 지가 벌써 몇 년입니다. 그 책 덕분에 미니멀 라이프에 대해 알게 되었고, 최고의 정리법은 비움이란 걸 알게 되었죠. 맥시멀 리스트였기에 극단적 미니멀 라이프가 되기도 어렵고, 빈 공간에 대한 공포감이 있는 편이라 그렇게 되긴 어려워요. 하지만 청소 정리가 서툰 저에게 가장 훌륭한 정리법이 비우는 거라는 점은 인생에 있어 가장 큰 이슈입니다. 그건 물건과 함께 생각도 같은 맥락으로 적용되기 때문이죠. 여러 가지 일을 잘 수행하는 분에게 일주일에 몇 개나 일을 수행하시는지에 대해 여쭤본 적이 있어요. 대답은? 하루 혹은 일주일에 한두개의 중요 사안만 처리한다는 것이죠. 물건과 같이 우리의 생각들이 너무 많아 제대로 처리하고 가지고 있기 힘들어요. 그리고 미니멀라..

아버지의 칠순파뤼~

원래 아버지의 칠순은 지난 주였어요. 하지만 코로나가 격해지기에 단체모임 파뤼는 취소하고, 삼형제가 고루 나눠가게 되었어요. 아버지 칠순 친구모임여행(칠순스~들 다 정정하시네요 후훗)을 가신다고 해서 진즉 각 20만원 각출해두었지만 당일 생신 케이크와 용돈이 빠질순 없겠지요. 그런데 제일 먼저 간 아빠 아드님! 용돈 오십만원에 인당 10만원의 한정식집을 가시면 어쩝니까??? 일요일 저녁 전화 온 아버지는 '영상통화'로 당일 다녀간 둘째 따님이 벽에 붙인 생일감사 스티커를 보여주시면서 실컷 둘을 비교해 말씀하십니다. 아빠 아드님 그리 정성과 돈을 쏟고 갔는데, 둘째 따님은 총 10만원도 안되는 횟집가서 밥사주고 용돈도 없이 갔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 고대로~ 아빠 둘째 따님에게 알려줬죠. 용돈은 계좌이체로 ..

산이 가장 예쁠 때는 5월이다.

서울과 양평을 오가다 보면, 옛 상사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산이 가장 예쁠 때는, 5월이야. 5월 나무의 싹이 올라오면서 저마다 다른 색을 보여주거든. 6월이 되면서부터는 다 같은 색이 되어버리지." 처음에 이 말을 듣고는 제대로 받아들이진 못했다.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어린 시절 시골에서 지냈기에 자연을 제법 잘 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의 자연에 대한 시각은 여름과 겨울 한정이었다. 한두 시절 맛보기 만으론 제대로된 매력을 알기 어렵다. 산의 변화는 작은 풀한포기에서 부터 시작한다. 어떤 풀들은 연둣빛이고, 어떤 풀들은 초롯빛이고, 또 어떤 풀들은 보랏빛이다. 이런 색들이 어우러져서 작은 나무 군집을 만들고 산을 이룬다. 5월의 변화는 그 시작부터 드라마틱하다. 갖가지 색들이 그렇게 본연..

내 눈 이야기

내 눈은 크지 않다. 쌍꺼풀 수술을 할까 고민도 했는데, 나름 매려적이라는 말에 실행하진 않았다. 나름 장점도 있다. 눈 화장을 과도하게 하더라도 속쌍꺼풀 이기도 해서 다 잡아먹기 때문에 괜찮다. 섹시한 스타일 화장도 잘 어울린다. 오래도록 이 눈으로 살아와서 화장을 어떻게 해야 매력적으로 보이는지 안다. 그리고 안구건조증이 있다. 컴퓨터 작업을 오래하다보니 당연한 일이다. 평상시 사람을 볼 때는 무한대로 깜빡거리는데, 컴퓨터 작업할 때 가만 생각해보면 두 눈 시퍼렇게 뜨고 1mm 간격에 대해 고민하고 있더라. 그래서 환절기 안약은 필수다. 오늘은 이상하게 자고 일어났는데, 속쌍커플이 겉쌍 커플이 되어 있다. 아무래도 쌍꺼풀이 좀 진해지면 좀 더 예뻐 보인다. 회사 다닐 때도, 이런 날은 '오늘따라 예뻐..

나는 자각 없이 살고 있습니다

https://brunch.co.kr/@uchonsuyeon/598 나는 자각 없이 살고 있습니다 커피 한잔을 사들고 나오는데 커피숍 사장님의 얼굴에 미소가 떠오른다. 그러자 내가 상냥하게 웃으면서 주문했던 게 떠올랐다. 그리곤 깨닫는다 - 아 내가 기분이 좋았구나 사실 들어가기 한참 전부터 무엇을 살지 결정했었다. 캐러멜 시럽 머핀을 살 요량으로 기분 좋게 들어갔고 캐러멜 시럽 머핀과 남편이 좋아하는 블루 베리가 든 머핀 두 개를 집었다. 그리고 씁쓸 brunch.co.kr

볶은 땅콩

https://brunch.co.kr/@uchonsuyeon/563 볶은 땅콩 어머니는 계절마다 쌀이며 김치며 이것저것 농산물들을 올려 보내 주세요. 며느리가 무언가를 잘 먹는가 싶으면 어김없이 그걸 끼워 넣어주셨지요. 입도 짧고 많이 먹지 않아 버리는 게 많다고 누누이 말씀드리자 가짓수나 양이 좀 줄었지만, 어머니의 '조금'과 우리의 '조금'의 양은 확실히 달라서 여전히 냉장고 가득 쌀이며 김치가 찹니다. 결혼하고 얼마 안 되어서 brun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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