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의 글 중 9번째 글.
첫 번째 글을 시작함에 앞서 써야겠지만, 나는 그저 툭하고 시작하고 싶었다. 그건 나의 특기다. 시작하는 것에 두려움이 없다. 다만 끝을 맺음에 자신감이 부족하다. 그래서 끝까지 하고 싶은 일들은 그저 툭툭 내놓는다. 특별한 일을 만들어버리면 그 일은 정말 특별해져서 부담감도 생기고 조급함도 생긴다. 하지만 툭툭 하루하루에 해야 할 일을 내밀고 해 버리면 어떤 것이든지 쉬워진다. 그저 가벼운 습관으로 만든다. 그것이 나의 특기이자 장점이다. 다만 그 루틴이 망가지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 변수가 있다. 그래서 가능한 만들어 둔 습관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주의한다.
100개의 글을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루하루를 조금더 밀도 있게 담고 싶었다. 초등학생 때부터 일기를 써왔다. 하루를 담은 소소한 일기들이 온라인으로 옮겨온 것도 20년은 되었을 것이다. 다이어리가 바뀌듯 플랫폼만 바뀌었다. 열심히 내 일상 꾹꾹 담아 놓았던 싸이월드가 망가지면서 이곳저곳을 떠돌았다. 손그림을 다시 시작할 때 처음에 어떤 재료를 주재료로 쓸지 고민을 많이 했다. 여전히 고민하는 부분이 있지만, 어떤 고민을 하기에 앞서 어떤 재료든 어떤 공간이든 일단 10개의 작업을 끝 마치고 나면 그것은 나의 것이 된다. 나의 부분이 된다. 하여, 어쩌면 이 티스토리 블로그를 그렇게 나의 것으로 만들고 싶어서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툭툭 거리면서도 정성스럽게 하루 한 개의 글을 담으면서 나아지는 내가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글을 조금은 더 잘 쓰겠지. 100개의 글을 다 쓰고 나면 100개의 글이 남으니까 좋은 글이든 아니든 나는 100개의 소재를 발굴한 사람이니까 스스로 칭찬할 법하겠지.라고 말이다.
나는 나 자신을 좀더 갈아 넣고 싶다. 그림이든 글이든. 그저 평범한 인생이라도 갈아 넣으면 작품이 되는 걸 보여주고 싶기도 하다. 소소한 일상이 빛나는 글을 쓰고 싶다. 그러기 위해 나를 갈고 갈아 내가 만드는 모든 것에 넣고 싶다. 누군가 '그렇게 열심히 살아서 뭐해?', '왜 자꾸 자기 것 만든다고 설쳐?'라는 말이 너만의 생각이라고,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고 일 년 그리고 십 년이 지나 결과가 다름을 보여주고 싶다. 잘나지는 것이 아니라 멋진 나를 인정하는 멋진 내가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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