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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은 겨울에 보라고 한다. 단순히 나무나 숲이 보여주는 아름다운 모습에 혹하지 말라고 하는 줄 알았는데 추가해야 할 말을 알았다.
겨울의 해길이에 맞춘 땅의 민낯을 봐야한다.
우리 땅은 산으로 둘러싸인 배산임수의 땅이다. 그중 한가운데 위치해있다. 그렇다 보니 햇살과 바람을 그대로 맞는다. 여름엔 정말 뜨거워서 나무의 그늘이 절실했었다. 그리고 남쪽 비탈길에 있는 땅이 좋아 보였다. 그 집이 북향이긴 해도 지대가 높아 경치가 좋고 여름의 햇살이 많이 들지 않았다. 그래도 마당 뜰에 햇살이 비추니 좋아 보였다.
그런데 겨울에 보니 왠걸. 겨울이 되면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많이 해가 뜨고 지는 각도가 틀어진다. 탁 트인 공간에서 봄부터 지켜보니 각도가 굉장히 달라진다. 그래서 남쪽에 있던 북향의 그 집은 하루 종일 거의 햇볕을 받지 못한다.
겨울이 되어서 영하 16도까지 내려가는데 그래도 한낮에는 햇볕으로 따스한 봄 느낌이 난다. 그런데 그런 햇볕까지 못 받으니 그 집은 얼마나 춥겠는가? 그리고 불도 내내 켜고 있어야 할 것이다. 기껏 전원생활을 하는데, 저리 어둡게 지내야 한다면 좀 우울할 성싶다.
이래서 못죽어도 남향 땅을 얻어야지 싶다. 5년은 넘게 땅을 보고 고르고 골라 산 땅이지만, 지낼수록 좋다는 생각이 들다니 굉장히 운이 좋았다. 모르고 지나쳤던 부분이 갈수록 많았고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았음에 감사한다.
땅은 꼭 겨울에 해가 지는 시점에 보는 것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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