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my life/이런저런

허리허리 업업 치료

uchonsuyeon 2020. 6. 18. 18:59

2년전 중국 출장을 간적이 있다. 상해 캐릭터 라이선싱 페어였는데, 정말 놀라운 경험이였다. 

페어장 안에 이동용 카트가 다닌다면 그 규모가 상상이 갈까. ㅎㅎ 출장씩이나 갔기 때문에 기어코 다 보겠다는 일념하에 열심히도 돌아다녔다. 하루 몇만보를 걷다시피하면서, 사진도 찍어가면서. 정신줄 놓고 다니다보니 '허리가 끊어졌다'. 느낌상 그랬다. 허리가 펴지지가 않아서 중간중간 의자에서 쉬어야 할 정도였다. 한국인의 의지로 다 돌아보고 한국에 왔는데, 다행히 그 후에도 짬짬이 헬스클럽에서 운동해서 그런지 크게 아프진 않았다. 

문제는 코로나 사태!?!?!?!? 

코로나로 인해 운동이 부족해지는데, 아이들 둘을 독박육아 24시간을 몇개월 하다보니 허리가 점점 안좋아졌다. 쇼파에 앉아서 일어나는 것만으로도 허리가 뻐근했다. 병원에 가야지 가야지 하면서 병원 무서워하는 으른이라....... 미루고 미루고 미루다 왼쪽 발의 옆날까지 말썽이 생겨 기어코 오늘 신경외과+정형외과 콤보로 되는 곳에 다녀왔다. 다행히 집하고 매우 가까워서 (스쳐지나가고 싶다는 감정을 억누르며) 정신 놓고 들어갔다. 

환자가 몇없는데도 기다림의 시간은 길었다. 나갈까 말까를 고민하지 않기 위해 웹소설에 코박고 열심히 기다렸다. 나의 차례는 기어코 불려지었고, 나름 밝고 경쾌한 인삿말을 하며 원장샘의 방으로 들어갔다. 의자에 카라멜처럼 눌러붙어 계시던 원장선생님은 불량한 자세와 눈빛으로 아주 '가볍게' 질문을 하고 엑스레이실로 나를 보냈다. 왼쪽 발과 허리 사진을 다각도로 촬영하고 또다시 기다림의 시간이 왔다. 초기 디스크는 주사와 물리치료로도 가능하다는데, '주사'만은 안맞기를 간절히 바라며 대기했다. 

의사 선생님은 엑스레이사진상 문제는 없고 근육이 뭉친 정도라고 하셨다. 주사맞고 물리치료 받으면 괜찮다고. 2년전 ct 촬영 소견으로 디스크추간판 탈출과 기타가 나왔다고 말씀드리니, 어찌되었던 디스크 초기에 수술을 하진 않는다며 중급사이즈의 주사기 두개를 꺼내들었다. 약물이 한 가득이였다. 사실 나는 등이 좀 예민하고 약하다. 마사지를 받을때마다 듣는 소린데, 등근육이 좀 부족해서인지 조금만 힘을 줘도 아프다. 그런데 그곳에 주사를 맞는다니!!! 조금 따끔할거라면서 발볼쪽에 주사바늘을 순식간에 찔러넣었다. 무어라. 조금 따끔할거라니. 당뇨검사와 당뇨혈당주사를 맞으면서 나름 주사맞는게 단련이 되어 있지만, 이건 절대 따끔하다고 표현할 거리가 아니다. 더군다나 그 많은 약물이 내 몸속으로 쭉쭉 들어가고 있다. 이 이물감이 더 불쾌한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바로 누워 등에 주사공격을 당했다. '어디가 제일 아프냐'는 질문에 허리과 골반사이를 말씀드렸는데, 그곳은 총 4방을 맞고 척추를 따라 주요부분에 6방을 더 맞았다. 그렇다 나는 등에 총 10방을 맞은 것이다. 긴장하기도 하고 아프기도하니 자연히 하체에 힘이 들어갔는지, 주사를 맞고 나서 다리가 후덜덜 했다. 등도 물론 아팠다. 아니 온몸이 아팠다. 주사놓는다고 하면 거절하고 도망갈까 생각도 했는데, 그럴틈도 없이 후다닥 주사치료를 맞은지라 온몸이 긴장해서 힘겹게 의료침대에서 내려와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물리치료까지 받은 후 겨우 집으로 왔다. 엄살을 피우며 엉엉 우는 소리를 내는데도 전화기너머의 남편놈은 시큰둥하여 속으로 욕을 해주었다. '그래, 남편 놈아 너도 나중에 꼭 등에 주사를 느닷없이 10방 맞길 바란다.' 

운동을 열심히 하면 만사형통이 되겠지만 사정이 이러하고 게으름이 이러하니 적어도 하루에 한번 허리돌리기 스트레칭을 해주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많이 좋아짐이 느껴진다. 주사맞아서 좋은 건지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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