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귀비 3

남편의 최애 꽃, 서양 양귀비

꽃사진은 참 아쉽다. 실물보다 예쁘지 않아서다. 실물의 반의 반만큼만 에쁘게 찍어도 좋으련만. 영 기술이 부족하다. 비료를 많이 주었더니 이 꽃은 한참 크고 예쁘게 피었다. 주차장 입구에 있는 작은 공간에 핀 양귀비는 참 작은데 말이다. 이 종은 잘피고 잘진다. 한복치마같은 모양새로 떨어지는 꽃잎도 괜찮다.

꽃밭에 대한 생각을 바꿨다.

원래 나는 꾸덕진걸 좋아한다. 무슨 말이냐면, 예를 들어서. 게임 마비노기를 굉장히 좋아하고 오래 했는데, 그건 삽질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광부가 되어 광물을 캐고 그걸로 재련을 해서 무기를 만드는 길고 긴 과정을 즐긴다는 말이다. 우선 스킬부터 찍으면서 해야 하기 때문에 참 오래 걸린다. 인내는 쓰지만 열매는 달다라는 말을 즐기는 변태이랄까. 인내는 일부러 만들고 찾아가니까 말이야. 아무튼 꽃밭도 그러했다. 작년 튤립 구근을 심어서 다시 피워내는 데 있어 그건 일 년의 시간이 아니라 2년에 가까운 시간의 기다림이었다. 2년 전 실패한 구근들도 끌어모아 도전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중에서 가장 피워내고 싶던 겹꽃 튤립이 있었다. 식샤탈리어스였던가. 아무튼 그 아이들이 봉우리가 생기고 피어나기 직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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