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렛저널 7개월 차, 나는 무엇이 달라졌을까?
연말 리포트 겸 적어보겠어요.
1. 나를 알게 되었어요.
기록이 상세할수록 나를 알게 되었어요. 나의 기분이 어땠는지에 기록을 하기 시작하고 그달의 이슈라는 코너를 만들어서 안 좋은 기분이나 사건에 대해 기록을 했어요. 그랬더니 그 안 좋은 감정의 기간이 확연히 줄어들더라고요. 매일 한 줄 일기도 적습니다만, 문제적 사건에 대해 기록을 하다 보면 나 자신을 들여다보고 그 사건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그게 그다지 나의 감정을 잡아먹을 정도가 아니었구나 싶고, 감정의 기록이 쓰레기통이 되어 다시 돌아오지 않더라고요. 그리고 어느새 해결되어버린다면 그걸 그 밑에 따로 적습니다. 해결책이 생각나도 적고요. 마음에 찌꺼기가 덜 남더라고요.
그리고 내 생활에 대한 패턴을 알게 되는 일은 올해 가장 큰 이슈입니다. 무리한 계획과 완성되지 못한 목표로 인해 자책할 이유가 없더라고요. 제가 생산적인 일을 위한 시간은 하루에 최대 4시간 정도 밖에 안된다는 걸 알아냈거든요. 나는 어떻게 하루를 보내는가 궁금해서 형관펜으로 시간별로 활동사항에 대해 체크를 했어요. 그 후로는 절대 사용 못하는 시간 주말이라던가 민화를 배우는 시간에는 [습관 트래커]에 회색칠을 해둡니다. 그러니 마음이 참 편합니다. 쉴 시간에 목표나 할 일에 대해 생각하면 정말 쉬는 게 아니잖아요.
내 몸무게와 혈당 그리고 일기를 한곳에 넣어 기록을 하는데, 객관적인 수치로도 내 몸의 변화를 알 수 있습니다.
2. 습관을 기록하고 뿌듯해요.
투두리스트나 루티너리 등 앱을 사용하지만, 바로 사용하는 데 있어서 편리해도 저는 종이로 또 기록하는 게 좋더라고요. 하루하루 쌓여하는 습관과 기록들이 매우 뿌듯해서 불렛저널이 잘 맞습니다. 노트 한 권에 대부분 기록하려고 하기에 따로 찾아볼 필요가 없어요. 루티너리는 페이스 메이커처럼 시간을 따라가게 놔두고 가급적 불렛저널에 기록합니다. 기록을 제 편의에 맞게 형관펜으로 칠하거나 그림을 그리고 스티커를 붙이는 데 만족도가 높습니다.
3.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보는 힘을 기르고 있어요.
저는 시간관념이 부족합니다. 기억력이 부족하다랄까. 시간순이 아니라 사건자체를 기억하기 때문에 뒤죽박죽이지요. 이런 사람의 특징은 체계화된 미래계획도 조금 어려워요. 처음에 불렛저널을 만들고 쓰는 것도 고민이 많이 되고 시행착오도 굉장히 많았습니다. 다행히 예전과는 다르게, 틀리면 지우고 쓰지라는 마음으로 고치면서 하나하나 나에게 맞는 걸 채워나갔어요. 그리고 기록했죠. 기록을 하는 일은 현재를 적어 과거로 만드는 일이에요. 그 과정에서 나를 알고 패턴을 알게 되니 미래에 대한 계획도 세우게 되더라고요. 좋은 달력과 스케줄러가 있어도 그 형식에 맞추는 건 어려웠어요. 불렛저널로 하니까 나에게 필요한 스타일로 고민하고 만드니 더 효율적으로 되더라고요. 그리고 반대로 그 좋은 달려과 스케줄러가 이해가 갑니다. 아 이렇게 쓰면 되는구나 하고요. 이런 쪽으로는 응용력이 부족했다는 반성도 했어요.
아직도 불렛저널을 어떻게 쓸지 계획할지 고민을 합니다. 쓸게 없으면 밥먹은 것 애들이나 나의 감정에 대해 적는 것만으로도 하루의 칸이 풍족해져요. 디자인적으로 예쁘게 쓰고 그리기보다 보기 편한 걸 추구하는데, 형관펜으로 적다 보니 예쁘다고 해주시는 분도 계시더라고요. 어쩌면 나는 나에게 너무 지나치게 높은 기대치를 가지고 있었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소소한 것에 재미를 느끼고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기록하면서 미래로 차근히 나가요. 미래에 대한 소망기록들이 과거가 되었을 때, 이 소망기록이 있고 없음이 결과에 큰 영향을 끼치는 걸 점점 깨닫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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