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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글쓰기] 집밖으로 나가기가 싫다 (1일)

uchonsuyeon 2024. 11. 8.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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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밖으로 나가기가 싫다. 대문자 I 아니 소문자 i가 되는 것일까.

집 밖은 위험하다. 나가면 무언가 목적이 있어야 할 것 같고 그 목적이 없음에 나를 허무함 혹은 무가치함으로 내모는 것 같다. 어딘가 오래도록 소속되어 있거나 나아가야 할 방향이 명확했던 때가 있었다. 스스로 주어진 명분이 없고 그 명분을 지키는 의지가 없다 보니 나는 집 밖에 싫다. 나가면 나간 대로 좋겠지만 역시나 그것 또한 목적이 있어야 한다. 

기록을 하면서 하루를 정리하고 해야할 일들을 나누지만, 실행력도 떨어진다. 이런 우울하고 내려가는 느낌의 생각과 말을 나누고 싶지 않다. 그래서 누군가를 만나는 일이 미안하다. 나도 모르게 불편한 말들이 쏟아질 것 같기 때문이다. 나의 불행을 누군가 즐거워하지 않겠지만, 그런 감정이 누군가에게 전파되길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 좋은 점도 있다. 나를 조금 더 분명히 보려는 의지가 있기 때문이다. 노력이 있기 때문이다. 어떠한 '때문'을 찾는 생각들이 나쁘게만 흐르지는 않는다. 

집에서 보이는 별로인 풍경들 -빌라들 빌라들 빌라들-도 적응이 되었는지, 이 마저도 기꺼운지 나쁘지 않다. 양평에 가서 너른 하늘을 보고 난로불을 쬐는 기쁨만 못하지만 대신 아주 따뜻하고 안전하다. 아 물론 집안의 두 마리 야수가 끊임없이 어지르는 관계로 심란한 일이 하루에 적어도 두 번은 생긴다. 이것도 내려놓기는 했다. 같이 어지르자. 아니 아무것도 안 하면 나라도 덜 어지르지. 이런 생각들이 오가지만 아무렴 어떤가 우리 모두 건강하기만 하면 되지. 

그리고 지금 상황에 만족하는 것은 과거와 나를 비교하지 않기때문이다. 나는 그때그때 그 상황에 최선을 다하므로, 지금도 최선을 다해하기 싫은 집안일을 조금이라도 하므로 나쁘지 않다. 그리고 운동(헬스장)을 시작해서  근육뿌셔뿌셔를 통해 나름 건강해지고 있는 것 같다. 근력운동을 하니 힘이 좋아지고 애들에게 시달려도 조금 나아서 괜찮다. 다만 근육뿌셔뿌셔서 전문 트레이너 없이 하다 보니 미흡하긴 하다. 하체 전체를 뿌셔뿌셔하고 싶은데 앞쪽만 그리된다던가 그렇다. 왜 그런가 고민하는 게 호기심을 갖게 하고 관심을 갖게 하고 발전을 조금씩 시키기에 좋다. 

참, 나는 요즘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 조금 지쳤다라고 할까 지겹다고 할까. 나보다 잘 그리고 내가 그리고자 하는 걸로 대성한 사람이 많으므로 컬렉터가 되고 싶다. 돈만 있다면, 그렇다. 컬렉터의 삶 어떤가. 마치 회사 오너의 삶 어떤가 묻는 것 같지. 하지만 언젠가 컬렉터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아직 젊다. 살날이 너무 심하게 많다. 운동까지 하니까 건강하게 살아갈 것 같다. 

그냥 입꼬리를 말아올리고 혼자 즐겁게 있어보자. 무언가 조금은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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