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몸이 상당히 아파서, 기력이 너무 쇠했었다. 아니 아직도 그런 듯 싶다. 6월이 되면 좀 달라지 않을까 싶었지만, 한번 내려간 체력은 그렇게 쉽게 올라오지 않는다. 그 체력을 올리기 위해 헬스장의 정기권을 끊고 나 자신을 다시 바라보며 마음 챙김을 하고 있다.
가장 큰 마음챙김은 전업주부로써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처음에는 상당히 힘들었다. 4월까지 그랬다. 아이들 씻기고 밥 먹이고 재우는 일은 정말 큰일이다. 이 힘든 상황을 타계하는 방법은 '내려놓음'이었다.
완벽해지려고 노력하지 말기.
남과 비교하지 말기.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기.
중신을 잡고 하나의 원칙만 지키기. 등등.
내려놓음을 통해 어느 정도 가정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었다. 그리고 사용 가능 시간에 대해 계속 조율 중이다. 가정주부가 된다는 건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해짐을 의미한다. 직장 다닐 때보다 더 부족하다. 일에 대해서는 직장에서 온전히 직장일만 하면 되었기에, 집안일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지금은 집안일도 하고 다른 일들도 집에서 하다 보니 집이 깨끗해야 한다거나 집안일과 내 일에 대한 경계가 모호해 지기에 양쪽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카페에서 일하면 좋겠지만, 모든 장비를 들고 마음에 드는 카페까지 왕복하기가 쉽지 않다. 솔직히 왕복하는 시간도 아깝다. 그렇게 여러 가지 들을 조율하면서 나와 환경과 계속 타협하고 있다.
지금 이런 상황이 조급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면, 엄청난 스트레스였겠지만, 다행히 현재는 개구리가 멀리 뛰기위해 쪼그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캘리그래피를 배우면서 다른 작업에 선영향을 받고 있고, 헬스클럽에서 운동하면서 미래의 체력을 비축하고 있다. 솔직히 즐거운 마음으로 열정적으로 하겠다는 생각은 안 든다. 너무나 차분해지고 정적인 상황이라 아쉬운 생각도 들지만, 나 자신을 바로 보고 생각하기엔 좋은 시간이다. 그래서 끊임없이 내가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고민할 수 있다. 문득문득 앞으로 5년 뒤 10년 뒤 달라져 있을 나 모습을 상상하면 두근거리기까지 한다. 긍정적이라 이런 생각을 갖는 것은 아니다. 그게 현실이 된다는 걸 알기에 그런다. 현실이 된다고 믿으면 된다. 내가 내 자신을 온전히 믿으면 그렇게 된다.
나는 최대한 쪼그려 있다가 아주 멀리 폴짝 뛸거다. 폴짝~ 귀엽게~ 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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