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my life/매주하는 주말농장여행

디딤석 깔기(1) 헥헥

uchonsuyeon 2020. 6. 21.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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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가와 농막사이가 흙이다보니 작은 모래알갱이들이 바람따라 아이들 발따라 들어오는게 장난아니다. 그리고 발과 신발을 씻어도 다시 흙이 묻어 도루묵이 되어버려서 내친김에 디딤석을 사왔다. 근처 농원에서 디딤석도 같이 파는지라 낼름 가서 주문했다. 구멍이 좀 덜한 디딤석으로 한 파렛트가 현금가로 21만원이였다. 다행히 딱 그 정도 현금이 있어 계좌이체하고 시간이 얼마 되지 않아 도착했다. 

우선 쌓을 곳을 평평하게 다지고 작은 폴대를 꼽아 수평을 맞췄다. 남편이 삽으로 흙을 좀 날라주었지만, 호미로 부지런히 다듬고 손으로 수평을 만들어가며 평탄화 작업을 했다. 지난 겨울이 그닥 춥지 않아서 별의별 곤충이 넘쳐난다는데, 그 중 하나가 노래기다. 노래기가 그늘아래 숨어서 꿈틀대고 있더라. 그리고 개미집도 벌써 하나 자리를 잡았는데, 나는 무참하게 구멍을 밀어 버렸다. 

이리 평탄화 작업을 열심히 했건만 디딤석을 깔면서 다시 잡아야했다. 남편은 일주일에 4장만 깔자고 했지만, 남편이 이런 저런 일로 바쁜사이 열심히 미친듯이 깔고 깔았다. 예전 집 타일링 작업도 힘들지만 즐겁게 했는데, 나는 아무래도 타일링하는게 적성에 맞나보다. 한계를 벗어난 무게의 돌들은 허벅지와 팔에 이고지면서 가져다가 깔았는데, 나중에 보니까 다 멍이 들었더라. 누가보면 매맞는 와이프인줄 알겠다. 

얼추 이정도까지 마무리했다. 나중에 안쪽에 한 줄을 뺐다. 디딤석이 원래 불법이라서 약간 허용될 정도 작은 면적만 깔아야한다고 남편이 누누히 말했지만 무시하고 작업했더니 빼자고. 흥흥! 

 

형님네는 부근으로 캠핑을 오셨다. 캠핑을 즐겨하시는 분들이라 종종 양평쪽으로 오시는 듯싶다. 점심을 '나'의 추천으로 부근에 있는 고깃집으로 냉면 먹으러 갔는데, 완전 실패. ㅎㅎㅎㅎ 용문에 맛있는 냉면집이 있을까. 두번째 실패였다. 

 

점심을 먹고 잠시 늘어져있다가, 남편이 냉장고 중고로 구입한다고 나선 틈에 수전을 손보았다. 자꾸 네모 반듯하게 깔자고 뭐라뭐라. 남편 의견도 반영해주어야지. 쩝. 

 

수전의 변천사다. ㅎㅎ 돌로만 깔면 빨래할 곳이 없어서 마침 깨진 디딤석이 있길래 중간 사진처럼 변형해서 바꾸어보았다. 그런데 자꾸 네모반듯하게!를 외치니 맨 오른쪽의 사진처럼 네모반듯한 애로 바꾸어주었다. 아랫쪽에는 물 내려가는 물길도 내주었다. 후훗. 점점 발전하는 듯? 역시 적성에 맞아보다. 

 

남편이 동네에서 인사를 잘하고 다녀서 그런지 주변 이웃들이 친근하게 대해주시고 먹을 것도 이것저것 갖다주신다. 하하. 남편도 시골적성인듯. 시골에서 자라서 그런지. 그리고 중고로 사온 핑크 소형 냉장고는 남편과 대화가 어긋나서 '하지말라'는 말을 '깍으면 사라'라는 말만 걸러 들어서 구입하게 되었고 남편은 처절히 후회했다. 시험삼아 자본 1박의 밤내내 냉장고가 웅웅 큰소리로 울부짓은 까닭이다. 아침에 냉동고가 작동안해서 환불 받기를 내심 기대했으나, 작동이 잘되어서 그냥 써야할듯. 더군다나 너무 비싸게 사왔어!! 구입하고 나니 구입가보다 4만원 저렴하고 상태 좋은 중고 물품이 나오더라. 에헴... 

다음 날 쓰러질 기세로 열심히 했더니 다음 날 온몸이 쑤시고 아프더라. 그래도 기분은 좋다. 빌딩숲이 아닌 진짜 나무가 있는 숲을 보면서 하루밤 묶었을 뿐인데, 여행하는 기분도 들고 요즘 같은 코로나 분위기에서 '제대로 살아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음 주에도 디딤석 한 셋트를 더 구입해서 차 놓는 곳까지 깔리라. 음하하하

덧, 아 어떤 사람이 우리땅으로 차를 끌고 들어와 방향을 틀면서 경계측량봉을 뽀개고 갔다. 하아.. 왜 남의 땅에서 방향을 트는 것이며, 그럴 거면 좀 조심하지 왜 경계측량봉을 뽀개는가. 그래서 농작물용 긴폴대를 꼽고 전봇대와 노끈으로 연결해 입구를 막아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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