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my life/매주하는 주말농장여행

디딤석 쌓기 (2) + 롤잔디 너 왔니?

uchonsuyeon 2020. 6. 28.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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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잔디 너 왔니?

 

1박을 해도 되니까, 여유가 좀 생겨서 토요일 10시가 넘어서 출발했다. 도착은 12시 반쯤? 오며 가며 봐 둔 곳에 잔디를 팔길래 가서 문의하고 주문을 했다. 배송료까지 27만 원 들었고, 사장님이 트럭으로 가져다가 바닥에 쏟아붓고 가셨다. 

나중에 남편 말이 좀 많이 온 것 같다고 오래된 잔디를 좀 더 섞어서 보내준게 아닌가 하더라. 잔디에서 농약 뚜껑도 나오고 지렁이도 나오고 개구리도 나오고. ㅎㅎ 

자자. 이제 노동 쒸작~ 

위 사진은 아마 딸이 찍은 듯? 남편이 이렇게 일을 열심히 잘할 줄 몰랐데.... 나 원래 일하면 열심히 한다웅. 미친 듯이 한다웅. 나중에 그만 좀 하라고 말리더라....;; 

 

안쪽엔 나 혼자 하느라 작은 디딤석들 위주였다. 남편을 시키면서는 무거운 애들을 차근히 짜맞추듯이 정리했다. 하면서 후회한 점이, 처음에 너무 빠듯하게 디딤석을 채워넣어서 잔디 놓을 곳이 없는 거라. 그래서 다시 맞추면서 옮겼더니 평탄화 작업한 게 망했지. ㅎㅎㅎ 흔들거리는 디딤석 사이에서 나의 땀 남새가 나는 거야~~ 사실 나는 자갈을 사이에 넣고 싶었다고. 그런데 다른 영상을 봐도 자갈을 깔려면 바닥에 뭔가 한번 깔아줘야 하더라. 자갈이 흙으로 파고들어서 내려 앉는다고... 또르르. 

여기까지 토요일에 작업하고 아래는 일요일에 작업. 정신놓고 작업했는데, 일요일 다시 사진을 보면서 생각하니까 굉장히 많이도 했다. 나 디스크 있는 여자인데 허리 뽀사지게 했지. 으하하하하하하 


 

 

와. 이것은 피땀눈물~! ♪

롤잔디라서 짤라써야하는데 마땅한 도구가 없어서 새로 산 칼로도 잘라보고 조경용 가위로도 잘라보고 다용도 가위로도 잘라보다가, 남편의 삽과 전기가위가 최고인지라 그걸로 최종 작업했다. 칼이 너무 잘 잘려서 손을 베기도 했는데, 저 작업 후에 다시 써보니 적당해서 만족스러웠다. 하하 

 

남편아 고생했다. 남편 별명이 '이장님'인데, 저 밀집모자 정말 잘 어울려~!! 다른 모자 쓰면 농촌 후계 자필이 강한데, 그냥 농촌 모자 쓰니까 찰떡이네. 이 아이러니. ㅎㅎㅎ 

 

이 부분은 농막 뒷편인데, 비가 와서 농막에 흙탕물이 너무 튀었다. 높이 맞추는 겸 남편님이 삽으로 흙을 퍼내고 그 자리에 잔디를 깔았다. 날씨가 날씨인지라 새벽에 일어나 미친 듯이 삽질하는 그대 짱. 

 

딱, 여기까지 하고 집으로 왔다. 여기는 진입로고 저 왼쪽에 줄 있는 게 땅 경계이다. ㅎㅎ 지적 측량 안 했으면 어쩔 뻔 ㅜㅜ 저 왼쪽 흙 넘어간 부분은 남의 땅. 우리 흙이 엄청 넘어가 있지. 하하하하 

다음 주에는 저 입구쪽에 흙 퍼 날르고 잔디 깔고, 디딤석 몇 개 더 사다가 깔아야지. 

우리가 이렇게 작업을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생전 안오던 동네 사람들이 지나가다가 들어와서 이것저것 물어보고 가더라. 너무 더워서 일요일엔 브라자~ 안 하고 작업하고 있어서 조금 난감했다. ;;; ㅎㅎ 시골이라 마구 들어와서 보고 간다는데, 그 시골사람들이 아니라 도시에서 내려온 사람들이 그러더라. 허허. 생각해보면 입구에서 농막까지 길이가 좀 되는데 들어와서 이것저것 물어보고 둘러보고 감. ;;;; ㅎㅎㅎ 뭐 그러려니 하지만, 시골사람들이 그런다는 이런 편견이 잘못된 듯. 그냥 한국 사람들이 시골 내려가면 다 들여다보고 그런 거라고 생각이 든다. ㅎ 캠핑카에서 사는 유튜브가 불편한 점 하나가 지나가던 사람들이 문두 들리고 이것저것 물어보고 간다는 걸 보고, 나도 호기심에 무례함까지 더한다면 그러지 않을까 싶긴 하더라. 

아, 그리고 딱 도착해서 시궁창 냄새가 나서 왜그런가 했더니 다른 농막 사람들이 우리 땅 옆 땅에 음식물쓰레기를 버려서 그런 거였다. 남의 땅이라고 막버리는 거... 는 어느 정도 그러려니 할 테지만(우리 땅 살 때도 이런저런 쓰레기가 좀 버려져 있었다) 좀 저 멀리에 버리지... 우리 농막으로 냄새가 넘어와서 좀 괴로웠다. 다음에 얼굴 보면 얘기해야지. 

남편 동료가 평일 열심히 일하고 주말에 노동하니 힘들지 않냐고 하는데, 주말에 그렇게 일하는 게 훨씬 낫고 평일 스트레스 줄어든다고 말했단다. 동감이다. 코로나로 평일에 집안에만 처박혀있다가 자연을 가까이 접하니까 너무 좋다. 그리고 의외로 육체노동이 잘 맞아서 일하고 나면 몸이 더 좋아지는 느낌이다. 애들도 지들끼리 여기저기 뛰어다니면서 노니까 손도 덜 가고 잠도 잘 자서 좋다. ㅎㅎ 농막에서 네 종류나 되는 나비를 보고 하늘에 떠다니는 구름도 구경하고, 세수하다 지하수 물이 짠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노동도 하고 마음의 때 국물이 날아가는 기분이다. 어느 정도 안정되면 지인들도 초대해서 바비큐 파티도 하고 싶고 롱. 다만 정화조도 하수도도 없어서 음식쓰레기는 가져가야겠지만. ㅎㅎ

참, 캠핑용화장실이 도착해서 사용해봤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냄새도 안 나고 안착 감도 괜찮았다. 다만 애들이 응가를 누면 앞쪽에 싸다 보니 잘 안 내려가서 물을 한 바가지 부어 보내야 하더라. 생각보다 만족스러웠다. 으흐흐흐흐 

아. 단점. 흙이 농막안으로 미친듯이 들어와서 자꾸 쓸고 딱아야한다. 나 원래 쓸고딱기 잘 안한는데 미친듯이 해야한다. 바닥 장판이 밝은 색이라 ㅜㅜ / 그리고 잔벌레들이 자꾸 밀고 들어와서 이 또한 열심히 쓸고 딲아야한다. ㅎㅎㅎ 그게 큰 단점이자 소소한 단점.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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