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my life/이런저런

분노의 파이어핏 만들기

uchonsuyeon 2020. 11. 16.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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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돌들을 추가로 사왔었다. 나는 파이어핏을, 남편은 화덕을 만들겠다고 아웅다웅했다.

오늘은 손님이 오기로 한 날이다. 우리 주말농장에 관심이 많은 지인들이다. 남편이 지나가는 소리로 ‘파이어핏’이나 만들라고 한다. 그래, 기회를 놓치면 바보지. ㅋㅋㅋ 

그래서 벽돌들을 날라 2-4사이즈(벽돌 기준)의 파이어핏을 얼추 완성해 가고 있었다. 남편이 보더니 3-3으로 하는게 어떻겠냐고 한다. 눈썹 사이에 주름을 가르며 만들던걸 허물고 다시 쌓았다. 원래 2-4로 생각했던 지라 모양이 이상해져서 다시 다 허물고 호미를 가져다 바닥을 팠다. 3-4 정도의 사이즈가 되도록 바닥을 파서 벽돌들을 채워 넣었다. 맨바닥에 바닥을 놓고 쌓자니 바꾸려면 바닥부터 바꿔야하니 나름 꾀를 낸것이다. 

분노의 호미질을 본 남편이 나를 보고 화났냐고 물어보았다. 아니다! 그냥 열심히 하는 거라 우기며 작업했더니 완성한 것에 잘했다고 칭찬만 해준다. 뭐가 어떠느니 마느니 할꺼면 니가해라라는 말밖에 ㅋㅋ 

불구멍도 내야한데서 조금 구멍만 내고 완성했다. 햇볕에 말려둔 장작을 딸이 가져와 넣어둔 상태다. 후후후 지옥의 의자다. 지옥에 가면 이런 의자가 앉지 않을까? 아뜨거 아뜨거 아아아뜨거뜨거

주말마다 단풍놀이객이 많은지 시간이 어중간하면 차가 상당히 막힌다. 맛난 소불고기를 사오시느라 시간이 피크 타임에 맞은 분들이 1시경 도착했다. 캠핑 좀 다녀보신 분들이라 파이어핏을 보고 반가워하신다. 그리고 불구멍을 더 넓혀 주셨다. 

불구멍이 넓어야 활활 잘 탄다고. 장작을 떼기 시작하니 활활 잘도 타오른다. 장작도 다 돈인지라 돈이 예쁘게 타고 있다 ㅋㅋㅋㅋ 손님 입장에서 이렇게 표현하면 좀 기분 나쁠수있지만, 그냥 그렇다는 소리다. 김제동이 대학 축제에 가서 날아오르는 폭죽을 보고 '여러분 여러분의 등록금이 공중에서 터지고 있습니다'라는 말이후에 섭외가 안되었다는 얘기가 있는데, 나는 이런 시니컬한 유머가 재밌다. ㅋㅋ 그렇다 나는 그냥 농담입니다. ㅋㅋ 상상도 해보았다. 천원 지폐를 놓고 태우는 거지. 아! 어떤 부자가 돈가방을 든채 무인도에서 돈태우는 드라마인가 소설도 본것같은데. ㅎㅎ 

이것은! 지옥의 의자다! 똥꼬야 다 타보련? 

준비된 장작 두박스를 다 태우고나니 12시가 넘었다. 잘도 타니까 즐겁게 불살라버렸다. 각자 취향에 맞는 술들을 마시며 이야기를 하다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장작이 다 탔으니 들어가볼까해서 시간을 보니 그랬다. 지인의 아들과 우리 딸이 꿍짝이 맞아 잘놀아서 다행이였는데 그 애들도 12시까지 놀고 있었다. ㅎㅎㅎㅎ ;;; 우리 큰 애는 칫솔질하다 잠들었다. ㅎㅎ 

참, 저 벽돌 파이어핏의 재미난 점은 벽돌 바깥부분은 뜨겁지 않아서 좋았다. 원래는 따끈한 벽돌을 기대했던 것이지만, 아이들이 오며가며 위험하지 않아 좋았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안쪽은 여전히 뜨거웠다. 벽돌도 그렇고. 이렇게 파이어핏 겸용 온돌을 만들고 싶은 욕구가 스멀스멀 올라오더라. 아니 꼭 만들어야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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