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my life/이런저런

아이의 말 때문에 상처받았다

uchonsuyeon 2020. 11. 23.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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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며 들어온 아이를 안아 달래주었다. 아무리 울더라도 엄마품에서는 진정되었기 때문이다. 

그날은 농막으로 아빠의 친구들이 놀러온 날이었다. 농막이 작기 때문에 남자 셋은 농막 앞에 텐트를 치고 자기로 했다. 그전에 아이들을 텐트에서 놀게 했고 잠이 들면 농막 안으로 넣을 계획이었나 보다. 모든 계획은 순서대로 진행이 되었고 우리 아이가 농막으로 들어오면서부터 어긋나는 상황이 생겼다. 큰 아이가 울면서 텐트에서 놀겠다고 떼를 쓰고 있었다. 품으로 끌어당기며 토닥거렸지만 아이는 울어재끼며 성을 내고 있었다. 

한참을 달래도 아이는 잠잠해질 기세가 보이지 않았고 기어코 험한 말들을 내뱉고 있었다. 자신이 알고 있는 최고의 욕인 '쓰레기통'이라는 말을 내뱉는다. 처음 그 단어를 들었을때는 어이없어서 웃었지만, 돼도 안 되는 상대를 향한 언어폭력에 화가 났다. '어른'이라도 상처 받는다. 그것 또한 아이에게 인지시켜줄 필요가 있었다. 남편도 농막 안으로 들어와 실랑이를 벌였다. 화가 난 나는 밖으로 나가 찬바람을 쐬며 화를 가라앉혔다. 아이를 농막 밖으로 끄집어내어 화내며 얘기를 했다. '엄마 상처 받았어' '엄마는 엄청 이기적이고 나쁜 엄마야 그렇지?' '지금 말해 엄마가 싫으면 영원히 엄마 안 해줄게' '어떻게 엄마더러 나가 얼어 죽으라고 말할 수 있어?' 추위 때문인지 화가 가라앉았는지 아이는 내뿜으로 파고들기 시작했다. 텐트에서 끄집어내진 것보다 엄마가 같이 자자는 말에 화가 났다고 한다. 그렇게 엄마에게 달라붙어 끔찍이 사랑하노라 고백하던 아이의 배신에 너무 가슴이 아팠다. 그래서 절연한다는 말에 반이상 진심을 담아 얘기했다. 

아이일 뿐이라고 그리고 나는 어른이라고 말하기에 상처가 너무 깊다. 아이들을 차별 없이 키우자는 목표가 한순간 무너졌다. 좋은 엄마가 되긴 힘들어도 최소한 나쁜 엄마가 되진 않으리라 다짐했는데 그럴 필요가 있을까 싶은 마음이 한가득이다. 

정신을 차린 큰 아이는 사과를 했지만, 한번 정떨어지면 절연을 해버리는 내 성격이 문제인지 마음이 돌아오지 않는다. 

그렇게 귀엽고 사랑스러웠던 아이가 그런 심한 말을 하다니. 아이에게도 단단히 일러두었다. 다음에도 같은 상황이 오면 절대로 참지 않겠다고. 

나에겐 너무 큰 배신감이자 상처라 이 마음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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