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 집은 꽃이 늦게 필까? 다른 집은 벌써 수레국화가 잘 피었는데 말이다. 왜일까. 비료도 잘 준 것 같은데. 아 물론 다음 주면 잘 필 것 같긴 하다. 하지만 개화시기가 1~2주가 차이가 나니 참 궁금하다.
아이들과 산책을 나섰다. 출발할땐 분명 선선했는데 구름 사이로 해가 나오자 급 더워진다. 헥헥 징그러워서 사진은 안 찍었는데, 다른 사람 땅을 보니 단풍나무에 애벌레가 가득하다. 그래서 단풍나무 잎이 줄기만 남아 가고 있건만 아무도 관리를 안 하네. 3~4마리 살충을 하고 지나쳐 왔다. 올해 살생 참 많이 하고 있다.
딸기는 진즉 따다 애들한테 먹이고 있는데, 앵두가 잘익어가고 있다. 방울토마토와 피망도 열매가 맺기 시작했다. 복분자는 뭔 병에 걸려서 그 부분은 멀리 버리고 익어가는 애들은 몇 개 따먹어보았다. 모두 모두 다 아직 시고 떫다.
1년은 농사(?) 흉내를 냈다고 조금 익숙해졌다. 토마토 곁순도 따주고 여기저기 만져주고 잡초도 제거하고 나름 부지런하게 움직인다. 손끝에 굳은 살이 올라오고 지문 사이사이 흙이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농군의 손이 되는 것인가?? ㅎㅎ
작년 울 농막으로 가는 길엔 꽃이 이렇게 안폈던 것 같은데, 가는 길에 금계화도 피고 다른 들꽃들도 많아 기분이 좋다. 이것이 바로 꽃길!
수레국화는 일주일 사이에 훌쩍 커버려서 거의 1m는 된다. 장미를 가려버렸다. 장미들은 애벌레와 풍뎅이 녀석들이 다 야금야금 먹어버렸다. 둘째가 튤립은 다 파고 꺾어버린 사고 후 가장 크게 멘털이 털렸다.
이 꽃들은 꾸준히 피고지고 하고 있다. 밝은 낮동안만 활짝 꽃잎을 펼치는 모습이 참 귀엽다. 그러데이션을 노렸는데, 그게 잘 표현되었다. 으하하하
남편이 벌레가 열심히 기어온다는 말에 뛰어가 보니 거미 한 마리가 있다. 한국 토종이라는 늑대거미류인 것 같다. 바닥이 그래서인지 이미지 검색으로 찾기 어렵다. 이 거미들은 모성애가 강해서 등에 새끼들은 키워 데리고 다닌단다. 등 부분 하나에 작은 거미가 있는 걸 보니 그 거미가 맞는 듯하다. 애들도 자연을 가까이 하니 웬만한 벌레들은 무서워하지 않는다. 모기 정도 싫어한다.
올라오는 날에는 세미원대신에 팔당 물안개 공원에 갔다. 지나 보며 다음에 꼭 와야 다짐했던 곳이다. 주차장도 잘되어 있다. 겨울에 왔을 때는 없던 자전거도 있어서 남편의 제안으로 패밀리 자전거를 탔다. 아래 사진의 3번. 1시간에 2만 원인데, 1시간보다 좀 더 여유를 준다.
버찌가 나무마다 달려있어서 몇개 땄다. 큰 아이가 먹어보겠다는 말에 잘 먹더니 '엄청 달며 쓰다'라고 한다. 단데 쓰다.... 잘 익은 버찌는 손으로 잡자마자 팍 하고 터졌는데, 둘째는 그걸로 '다친 환자'놀이를 한다. 자신의 손을 자꾸 들이밀면서 '엄마 아파 아파. 피나'를 외친다. 남이 보면 학대하고 방치하는 줄 알았을 거다. ;;;;
한 바퀴를 걷는데 40분이라는데, 자전거를 탔더니 너무 금세 돌아서 두 바퀴를 돌았다. 그러면서 포토스폿에도 잠시 들었다. 건너편 세미원이 보이는데, 굉장히 평화롭고 좋다.
아이들은 엄청 좋아했는데, 남편은 자전거를 타고 10분도 안되어서 후회했다. 전동차를 타야한다는 둥 차라리 걸어야 한다는 둥 말이다. 그러면서 두 바퀴를 돈 후엔 '스트레스가 풀렸다'라고 한다. 육체노동을 하니 잡념이 사라지고 좋다고. 그래 자주 육체노동하자. 햇살이 뜨겁고 힘들어서 다음에는 초봄이나 늦가을에 와서 자전거를 타기로 했다. 꼭! 참고하시라.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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