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밖으로 나가기가 싫다. 대문자 I 아니 소문자 i가 되는 것일까.집 밖은 위험하다. 나가면 무언가 목적이 있어야 할 것 같고 그 목적이 없음에 나를 허무함 혹은 무가치함으로 내모는 것 같다. 어딘가 오래도록 소속되어 있거나 나아가야 할 방향이 명확했던 때가 있었다. 스스로 주어진 명분이 없고 그 명분을 지키는 의지가 없다 보니 나는 집 밖에 싫다. 나가면 나간 대로 좋겠지만 역시나 그것 또한 목적이 있어야 한다. 기록을 하면서 하루를 정리하고 해야할 일들을 나누지만, 실행력도 떨어진다. 이런 우울하고 내려가는 느낌의 생각과 말을 나누고 싶지 않다. 그래서 누군가를 만나는 일이 미안하다. 나도 모르게 불편한 말들이 쏟아질 것 같기 때문이다. 나의 불행을 누군가 즐거워하지 않겠지만, 그런 감정이 누군가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