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도전 4

<1일1글,100개의 글쓰기> 도전을 마치며

곰은 100일 동안 쑥과 마늘을 먹고 사람이 되었죠. 저는 100일의 100개의 글을 쓰면서 '글 쓰는 사람'이 되고자 도전을 했어요. 그리고 이 글은 100번째 글이기도 합니다. 무언가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도전 겸 가볍게 습관 만들기로 글을 쓰기 시작했고, 다음과 같은 원칙을 갖고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1. 1일 한 개의 글을 쓴다. 2. 두 문단 이상 쓴다. 3. 1일 한 개의 글만 인정한다. 4. 에세이 형식을 기준으로 한다. (일기 쓴다고 생각하고 시작했습니다.) 6. 가능한 구체적인 표현으로 다양한 소재를 쓴다. 똥인지 된장인지 맛을 봐야 하고 시각화해서 설명하거나 받는 게 나은 사람이라, 글쓰기 관련된 책을 보기보다 우선 쓰면서 배우기로 했습니다. 99개의 글을 쓰고나니 알게된 내용들입니다..

[94/100 - 100개의 글쓰기] 남편이 애들을 데리고 키즈카페에 갔어.

어제도 내내 바빠서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다. 남편은 내 뒤 소파에 앉아 나를 보고 있다. 아니 왜 직장상사가 나를 쳐다보고 있는 기분인 건지. 나는 조금 산만하게 일하는 편이라, 일을 하면서 드라마를 켜놓고 있다. 그러는 와중에 또 뭔가 다른 일도 한다. 이렇게 글도 쓰고. 일할 때 작업하는 파일들도 죄다 펼쳐놓고 다 함께 다독이듯 함께 작업한다. 그래 보기에 엄청 산만하고 멀티태스킹 하는 것 같지. 그림은 괜찮은지 보려면 조금 쉬었다가 다시 보아야 한다. 잠깐이라도 떨어져 있다 보면 객관화된 눈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 보니 일이 급할 때는 파일들을 죄다 열어놓고 순서대로 이것저것 손대며 일하는 것이다. 그래, 자기 합리화 일수도 있겠지. ㅋㅋ 이런 상황에서 남편이 뒤에서 쳐다보니 어찌나 긴장되는지...

[90/100 - 100개의 글쓰기] 가을바람을 묻혀왔다.

가을바람을 옷자락에 묻혀왔다. 아직 밖의 온도는 여름과 흡사하고 선풍기 없이는 땀이 주룩 흐를 정도다. 여름의 긴 원피스를 꺼내 입고 아이들을 쌍둥이 유모차에 태워 등원시켰다. 알싸하게 아파오는 배를 부여잡고 잰걸음으로 집으로 왔다. 급한 볼일을 해결하기 위해 화장실에 들어가 원피스를 들어 올리니 원피스에서 낯선 냄새가 퍼졌다. 근래에는 맡아본 적이 없는 가을바람 냄새였다. 날선듯 포근한 기운을 품고 있는 냄새다. 그저 가을바람 냄새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신선한 바람 냄새가 옷에서 날리 없잖아. 바람 냄새만큼 새하면서 몽환적인 냄새는 없는 것 같다. 바람 냄새를 맡다 보면 정신이 어느덧 다른 세상으로 간 느낌이다. 술에 취한 것과 흡사하다. 오즈의 마법사에서 도로시는 태풍의 바람을 타고 다..

[36/100 - 100개의 글쓰기] 붓의 가격은 만원이었다.

학창 시절에 큰 딸이라 그런지, 부모님은 내가 알아서 잘한다고 생각하셨는지, 학교생활 등에 크게 관여 안 하셨다. 좋게 말하면 믿어주시는 거고, 나쁘게 말하면 무관심이었다. 나중에 내가 다 커서야 속마음을 말씀해주셨는데, 알아서 잘하길래 크게 신경 안 쓰셨다는 것이다. 어쨌건, 나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스스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걸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나때부터는 1가구 1자녀 정책이 있던 때라 내 친구들은 많게는 2자녀 적게는 1자녀가 제법 있었다. 그렇다 보니 그 친구들은 성적이 조금만 올라도 부모님의 선물이나 칭찬을 받았고 나는 그런 점에서 우리 부모님께 아쉬움이 컸다. 성적이 크게 올라도 칭찬 한두 마디 들었던 게 다였다. 중학교때였다. 그때 나는 용돈..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