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일기 5

[20/100 - 100개의 글쓰기] 진밥과 된밥

나는 진밥이 싫다. 아마 목구멍이 예민한 것 같다. 목구멍에 진밥이 넘어가면 거부반응을 일으켜 도로 뱉는다. 그나마 죽은 아플 때마다 먹다 보니 먹는 게 나아졌지만, 아직도 진밥은 삼키기 어렵다. 이런 식성은 아이들에게도 영향을 준다. 된밥을 하는 데다가 현미밥이다 보니 다소 딱딱한 밥을 먹인다. 아이를 봐주시던 분도 된밥을 좋아하셔서 자연스럽게 아이들은 된밥만 먹고 자랐다. 진밥 중 최악은 진밥으로 한 볶은 밥이다. 떡도 아닌 것이 오묘하게 먹기 힘든 상태가 된다. 솔직히 구역질을 할까 봐 미쳐 손대기도 힘들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먹어야 하는 때가 있다. 남의 집에 가거나 누군가 진밥으로 밥을 해올 때다. 싫은 내색 안 하고 꾸역꾸역 먹는다. 희한하게 이럴 때는 조금만 먹어도 배부르다. 그냥 무례하..

[16/100 - 100개의 글쓰기] 어제 사둔 찐 옥수수

큰 아이가 좋아하는 유아 프로그램이 있어 다녀왔다. 주민센터에서 하는 라는 강좌다. 외국어 음악을 틀어놓고 이런저런 놀이를 한다. 처음에는 너무 어린아이들에 외국어를 가르치는가 싶어 거부감을 갖았는데, 그냥 재미나게 놀아서 아이들이 좋아한다. 아이들은 좋아하지만 나는 좀 힘들다. 땀을 뻘뻘 흘리며 쌍둥이 유모차를 끌고 언덕 위 동사무소 자치센터까지 다녀와야 하기 때문이다. 매주 엄마의 체력과 인내심 실험된다. 그곳은 주차비가 너무 비싸서 차를 가지고 갈 엄두가 안 난다. 10분에 천 원이다. 물론 초보운전자라 더 그렇다. 큰 아이 나이대의 수업이지만, 둘째 아이도 좋은지 여기저기를 휘젓고 다닌다. 선생님도 괜찮다 하시니 나는 구석에 앉아 방관하다 가끔 둘째를 불러와 유튜브를 보여줄 뿐이다. 처음에는 큰 ..

[5/100] 개구리 쪼그리기

5월은 몸이 상당히 아파서, 기력이 너무 쇠했었다. 아니 아직도 그런 듯 싶다. 6월이 되면 좀 달라지 않을까 싶었지만, 한번 내려간 체력은 그렇게 쉽게 올라오지 않는다. 그 체력을 올리기 위해 헬스장의 정기권을 끊고 나 자신을 다시 바라보며 마음 챙김을 하고 있다. 가장 큰 마음챙김은 전업주부로써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처음에는 상당히 힘들었다. 4월까지 그랬다. 아이들 씻기고 밥 먹이고 재우는 일은 정말 큰일이다. 이 힘든 상황을 타계하는 방법은 '내려놓음'이었다. 완벽해지려고 노력하지 말기. 남과 비교하지 말기.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기. 중신을 잡고 하나의 원칙만 지키기. 등등. 내려놓음을 통해 어느 정도 가정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었다. 그리고 사용 가능 시간에 대해 계속 조율 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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