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다 고유의 무게가 있다. 몇 g으로 따져지는 것이 아니라, 읽고 나면 가슴에 남게 되는 무게다. 편안한 느낌의 일러스트표지를 가벼이 펼쳐 읽기 시작했다. 그저 프롤로그일 뿐인데, 갑자기 책이 무겁게 느껴진다. 작가는 얼마나 많이 이 부분을 고쳐 썼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깊은 내면의 고통과 슬픔을 한 글자 한 글자 담담히 적어 내리고 있었다. 나는 두 아이의 엄마다. 그래서 읽는 내내 우리 가족을 대입시키며 읽게 되었고 더 무겁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책의 작가는 네가지 시점으로 이야기를 담아냈다. 암에 걸린 아빠가 있는 사춘기 소녀의 시점, 의사가 되어 그때를 되돌아보는 시점, 의사로서 환자를 보는 시점, 그리고 엄마로서 아이들을 보는 시점이다. 앞뒤가 있지만 거의 이 순서로 글을 썼다. 암이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