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my life/문화생활

[81/100 - 100개의 글쓰기] book. 잃었지만 잊지 않은 것들

uchonsuyeon 유천수연 2019. 9. 8.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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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다 고유의 무게가 있다. 몇 g으로 따져지는 것이 아니라, 읽고 나면 가슴에 남게 되는 무게다. 

 편안한 느낌의 일러스트표지를 가벼이 펼쳐 읽기 시작했다. 그저 프롤로그일 뿐인데, 갑자기 책이 무겁게 느껴진다. 작가는 얼마나 많이 이 부분을 고쳐 썼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깊은 내면의 고통과 슬픔을 한 글자 한 글자 담담히 적어 내리고 있었다. 나는 두 아이의 엄마다. 그래서 읽는 내내 우리 가족을 대입시키며 읽게 되었고 더 무겁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책의 작가는 네가지 시점으로 이야기를 담아냈다. 암에 걸린 아빠가 있는 사춘기 소녀의 시점, 의사가 되어 그때를 되돌아보는 시점, 의사로서 환자를 보는 시점, 그리고 엄마로서 아이들을 보는 시점이다. 앞뒤가 있지만 거의 이 순서로 글을 썼다. 암이라는 주제와 죽음이라는 주제 때문에 무겁고 감정이입이 되는 부분이 많아서 눈물을 꾹 참고 봐야 하는 부분이 많았다. 프롤로그에서부터 초반에는 그러했고 중간에는 의사로서의 소명과 상황 그리고 그에 따른 변명들이 있다. 후반부에는 갑자기 깔깔대며 웃을 구간도 두어 곳 있다. 

 이책의 주된 이야기는 '죽음'자체보다는 '죽음이 가까워지는 시점'에 대한 환자와 그 주변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공감되는 부분이 많다. 몰랐던 부분도 상당히 많았다. 아내가 암이 걸리면 남편이 암에 걸릴때보다 이혼율이 4배나 된다고 한다. 결혼은 서로가 병에 걸리거나 최악의 상황에서도 서로를 보듬어주는 제도라고 생각하기에 이런 결과가 나의 생각과 달라 적잖이 놀랐다. 하지만 작가가 이야기하는 환자와 그 가족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도망'이라는 선택밖에 할 수 없는 이유에 공감했다. 

 가까운 지인중에는 중병으로 힘들어하는 사람이 없다. 그러나 내 나이도 40대이다보니 '탄생'보다 '죽음'이라는 단어가 더 가깝다. 책을 읽으면서 '간병인에게 해야할 점, 남아 있어야 할 사람들에 대한 태도, 그리고 죽음으로 향해가는 사람들을 위해 차라리 침묵이 낫다는 글들'을 통해 죽음과 가까워지는 경우에 대해 대비할 수 있을 것같다. 위로는 되지 못해도 상처는 주고 싶지 않다. 나와 주변인들에 대한 '죽음'에 대해 다시금 생각을 정리하면서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이 책중에서 <일상은 힘이 세다>부분이 가장 인상깊게 남았다. 살아야할 사람은 살아야 한다. 죽음이라는 것도 곧 잊힌다. 그 기억도 슬픔도 모두 다 잊힐 거다. 하지만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 좋은 기억을 남기고, 죽어가는 사람에게 평안을 주는 쪽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작가의 생각과 나의 생각이 상당 부분 일치한다. 

 읽으며, 나의 죽음과 주변의 죽음에 대해 다시 생각했다. 아직 죽기엔 젊지만, 죽음의 앞뒤가 없다. 조금이라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과정에 대해 미리 생각해둔다면 조금은 더 멋지게 '바람 저편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 한다. 

+

빠르게 읽어내려가려던 걸, 자꾸만 한 장이 한 문장이 한 글자가 잡더라. 이 무거운 책을 단숨에 읽어 내려가며 한 글자 한 글자 돌로 새기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죽음이라는 글자에서 삶을 생각하며 내 아이들을 돌아본다. 소중한 것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 본 글은 (주)은행나무출판사 / 성장판 서평단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서평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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