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물놀이를 좋아했던 것 같다. 엄마는 만나기만 하면 하는 말이 있다. (5세 전) 깨끗이 씻어놓으면 사라져서 물웅덩이에 머리를 감고 ‘만세’를 불렀다는 에피소드다. 나는 산보다 물이 있는 바다나 강이 아직도 그렇게 좋다. 이렇게 비 오는 날도 상당히 좋아한다. 단, 바라보는 입장에서 말이다.
이런 날씨엔 유감이지만 유모차보다는 걸어서 아이들을 등원시키는게 낫다. 유모차를 비 오는 데 방치했더니 어디선가 삐걱거리는 소리가 심해졌다.
어제는 비가 주룩주룩 오는 창문을 본 큰 딸이 어린이집 가기 싫다며 한참을 생때를 부렸다. ‘안 가면 화낸다’는 가벼운 협박에 겨우 소파 밖으로 나서 등원했다. 대신에 작은 보상으로 젤리슈즈 대신 장화를 신겨주었다. 두 아이가 장화를 신은 모습이 참 귀여웠다. 조금 더디더라도 아이들이 물웅덩이에서 놀 수 있도록 허락했다. 웅덩이마다 발을 담그는 둘째와 달리 큰아이는 깨끗한 물만 가려서 장화 신은 발을 담근다. 나는 그리 깔끔한 아이는 아니었는데, 큰 아이는 벌레나 더러운 것들을 잘 못 참는다. 그리고 아주 어려서부터 공주풍의 옷을 좋아했다. 둘째 아이는 남자아이 같다. 편한 티셔츠류를 좋아한다. 언니가 좋아한 레이스 달린 원피스도 거부하며 도망칠 때가 있다. 그래도 장화에 편한 원피스를 입으니 좋아라 하며 열심히 걸으며 뛰며 즐겁게 어린이집 등원을 했다.
나 어릴때는 저런 예쁜 장화가 없었다. 노란 장화와 검 은장 화만 있었던가. 고무신만 있었던가. 기억은 잘 안 나는데 장화를 사고 신기 시작한 건 성인이 다되어서다. 어느 순간 장화가 유행을 하더니 다양한 디자인과 모양의 장화가 나왔다. 젤리슈즈라는 것도 나와서 비 오는 날 신을 수 있는 신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내가 신는 것도 좋지만, 딸 둘에게 예쁜 장화와 우비 그리고 우산을 챙겨서 착용 시키는 것도 즐겁다. 다행히 아이들도 좋아해서 비 오는 날은 놀이하듯 어린이집에 갈 수 있다.
다만 열심히 가던 둘째가 ‘안아~’라는 단어를 시작하면 곤란하다. 고집이 센 둘째는 끝까지 버티다 결국 어리이집 까지 안겨서 등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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