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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100 - 100개의 글쓰기]남편도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

uchonsuyeon 2019. 8. 1. 23:00

 육아휴직을 하면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주말부부이기도 했으니 집안일과 아이 돌봄이 온전이 나의 일이었다. 물론 아이들은 어린이집을 다닌다. 회사 다닐 때는 전업주부는 여유시간이 많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건 오산이었다. 아이들과 함께 있으면 그 시간에 다른 일을 하는 건 절대 불가능하고, 아이들이 없는 시간에 집안일도 해야하고 나 자신을 밥해먹이는 것조차 바쁘다. 

  초반 1~2달은 여러모로 힘들었다. 생활 팬턴의 변화도 힘들었고, 무엇보다 완벽한 전업주부가 되려고 했던 게 잘못이었다. 이런 스트레스는 가족으로 향했다. 다른 대화상대가 없다보니 남편과 대화할 때면 짜증을 부리며 내가 얼마나 힘든지에 대해 토로하느라 저녁 통화시간을 다 보냈다. 남편도 화 잘 안나는 사람이 어느 날은 자기 핸드폰을 집어던진 적도 있다. 나는 개인주의자인 건지 속이 좁은지 남편을 이해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러나 부부가 합심해서 회사를 그만두고 귀농귀촌한 이야기를 보고 생각을 바꿔보기로 했다. 나는 자의는 아니지만 회사를 나오게 되었고 남편은 가족을 부양한다는 의무감으로 늦은 시간까지 근무를 한다. 매일매일이 죽을 만큼 힘들다는데, 왜 그러고 살아야 할까? 남편도 행복해질 권리가 있는데 말이다. 아이들과 함께하고 싶은데 그러지도 못하고 멀리서 혼자 일을 하는데 행복하진 않을 것이다. 잠자기 전 통화에서 아이들과 투닥거리는 내가 부럽다고 했다.

‘여보가 원하면 회사 관두고 내려갈까요?’
진지하게 물어보니 되려 남편이 한발 물러선다. 자기는 가족을 부양해야하니 다닌다나. 

아직 정말 또다른 삶에 대해 마음은 정한건 아니다. 하지만 행복에 대한 마음을 바꾸니 남편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이 생긴다. 

남편도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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