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로니카 같은 경우에 검색해봐도 어떻게 자라나는지 상세정보를 찾기 어려워서, 조금씩이라도 사진으로 올리려고 합니달~
1층에 만들어둔 작은 화분텃밭의 흙을 비우고 양평에 가져가려고 보니, 파 같은 애들이 뿌리를 드러냈다. 아마 예전에 심어둔 꽃이었나 보다. 급히 주어다 차에 실었다.
너. 파가 아녔구나!
하지만, 얘네들은 조선파들. 조선 파라고 해서 지난겨울에 심었고, 이번 밭 정리하면서 비닐하우스로 옮겨 심었다. 아주 작은데 파 모양이라 신기하다. 미니어처 느낌.
베로니카들은 다년생이라서 심어뒀는데, 찾아도 정보가 참 없다. 가지치기를 언제 어떻게 해줘야 고민했는데, 꽃지고 가지가 마를 때 했어도 되었겠다 싶다. 그 밑으로 새로 싹이 올라온다. 그리고 판매자의 말마따나 2년 차가 되니까 여러 가지들이 올라온다. 이대로 유지하면 정말 꽃밭이 되겠는데? 아주 귀여운 새싹들이다. 일주일 새 이렇게나 자라 올라왔다.
베로니카 블루. 같은 품종 이어도 같은 게 아닌 듯싶다. 자라나서 나는 게 정말 다른데? 장미는 품종개량자에 따라 이름이 천차만별이라고 한다. 베로니카에서 시작한 다품종이 아닐까 싶다.
제일 먼저 꽃봉오리가 올라오는 크로커스. 지난겨울부터 싹이 올라와서 조마조마했는데, 다행히 날이 따뜻해지니까 꽃과 잎이 올라왔다. 남편이 밭 밖으로 실수로 보내버렸던 크로커스는 중 하나는 이미 말라죽었고 다른 애들도 시원찮게 자라고 있다. 처음부터 제대로 자리 잡은 녀석들만 잘 자라고 있다.
튤립도 언제 나오려나 기다렸는데, 먼저 올라온 녀석들이 되려 비리비리해지고 있고 일주일 사이에 올라온 녀석들이 색도 예쁘고 튼튼하게 자라고 있다. 하아. 한 2주 안에 꽃을 보려나?
지난주 뿌려두었던 히솝의 싹이 올라왔다. 기념샷. 여름엔 그늘지게 하라고 하여 어느 정도 싹이 터올라오면 자리를 옮겨줄 생각이다.
서울과 인천은 벌써 벚꽃도 피는구먼, 양평은 아직 멀었다. 제일 먼저 핀다는 매화꽃도 이제야 꽃봉오리가 작게 올라오고 있다. 오며 가며 눈 씻고 봐도 꽃피려면 아직 먼 듯싶다. 밤 되면 아직도 무척 쌀쌀한 고로.
지난 주말엔 남편이 화가 났었다. 아랫집과 경계를 박아둔 말뚝을 말도 없이 아랫집 사람들이 뽑아냈기 때문이다.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지만, 이런 사전고지 없이 뽑아내는 무례에 남편이 무척 화가 났었다. 돈 주고 심어둔 말뚝을 벌써 3개째 뽑아냈기 때문이다. 우리 디딤석 쌓을 때 당시 아랫 땅 주인이 넘어온다고 뭐라 하는 소리에 참 민감하다고 했는데, 그 심정이 좀 이해가 간다. 그런데 우습게도 당시 디딤석이 우리 땅에서 한참 안쪽에 둔 건 지금도 속 터지는 일이다. 한 2미터 손해 봤으니. 아무튼 남편은 경계석 관련해서 아랫집 땅 사람들과 대화를 해서 마무리는 지어뒀다. 나중에 집 짓거나 할 때 그 지점까지 들어갈 거라는 걸. 정말 집을 짓거나 디딤석을 쌓게 되면 토지측량을 다시 해야 하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허허
이웃 간 땅 때문에 불화가 생긴다는데, 이 미묘하면서 불쾌한 일들이 남들 보기엔 사소할 수 있는데, 쌓이고 쌓이면 싸움이 일어난다. 이 분들도 얼마 안 지나 집 짓고 사신다는데, 땅주인, 집주인으로써 오래 얼굴 맞대고 살 테니 사이좋으면 좋겠다.
우리 땅이 작은 사거리에 드러나 있는 곳인지라 오며 가며 주민들에게 인사를 자주 하게 된다. 얼굴을 제대로 기억 못 하는 분들이 수두룩하지만, 맞인사 해주고 종종 이런저런 물건을 주거나 음식을 나눠 준다. 1년이란 시간에 이렇게 서로에게 녹아들 수 있다니 신기하면서 다행이다. 나는 낯가림도 좀 있고 어떻게 대해야 할지. 도시인으로써 주고받는 것에 칼 같아지는 면도 있어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경계선도 어떻게 지켜야 할지 모르겠다. 받는 것에 미숙한 도시인이라.
모든 싸움과 사이에는 쉼표가 필요한 것 같다. 조급하지 않고 한 박자 뒤에 차분히 반응하고 생각해도 늦지 않는다. 특히 안 좋은 일에 더더욱 그렇고. 좋은 일에도 무엇으로 보답할까 생각하고 조금 늦게 반응해도 늦지 않는 듯. 몸도 마음도 이곳에 점차 적응해서 뿌리를 박게 되면 좋겠다. 저 새로 온 식물들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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