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농장에 와서 깜짝 놀랐다. 그사이 정말 훌쩍 커버린 작물과 식물 때문이다. 고수들은 꽃이 한가득 피었는데 어쩌지? 누가 먹지. 하하.... 모든 식물들이 30센티는 쑥쑥 자라서 놀랐다. 지난주 심어둔 씨앗에서는 싹도 터서 기대가 크다.
자엽안개는 잎이 가득 나왔는데 가만 보니, 안쪽 잎은 좀 초록색이더라. 초록 부분도 있구나. 지난주엔 꽃 같은 자태였는데 이번 주는 나무 같다. 헤헤 꽃 같은 나무 네가 제일 사랑스럽다.
섬백리향은 잘 번친다더니 그렇다. 좀 더 띄엄 띄엄 심을걸 싶다. 꽃도 예쁘고 잎도 예쁘고 쭉쭉 뻗어가는 모양도 예쁘다. 예 삼이~~
이번 주엔 노지 상추를 따먹었다. 이 녀석들은 작년에 씨 뿌렸다가 망했던 상추들의 자손들이다. 밭갈이를 하면서 잘 갈렸는지 여기저기에서 상추가 올라왔고 작년보다 실한 녀석들이 자라고 있다. 비닐하우스에 있는 녀석들과 종자가 다른지 모양과 색이 다르다. 작고 야들한 맛이 있다. 모종 사다가 심은 애들은 대가 강해서 아삭한 맛은 있지만 고기 향을 덮어버리는 단점이 있다.
꽃잎이었던 노지딸기들이 빨갛게 익고 있다. 다 자라고 어른 손톱만 해서 둘째 아이 입에 5개가 다 들어가 버리지만, 맛이 괜찮다. 산딸기 맛이 난다. 오밀조밀한 씨앗 때문에 더 그렇다. 그리고 이 딸기엔 경쟁자가 많다. 달팽이도 있고 새도 있고. 효율이 좀 낮은데? 내년엔 작은 비닐하우스도 만들어서 좀 제대로 키워봐야겠다.
아, 그리고 복분자의 꽃이 피었다. 작년에도 심은 해에 꽃이 피고 열매가 맺혀져서 감사했던 나무인데, 올해도 찾아왔다. 하얗고 분홍색이 섞인 꽃인데, 왜인지 짠한 느낌이 든다. 동양 멜로 보는 느낌? 중국 판타지 드라마 보는 느낌? ㅎㅎㅎ
불두화 꽃은 아래에 잘 피었는데 다른 줄기가 일주일 사이에 쭉쭉커서 꽃을 다 가려버렸다. 기뻐해야 하는가 슬퍼해야 하는가? 장미들도 여기저기 꽃봉오리가 올라오고 있다. 서울에선 크게 줄기가 나오고 꽃도 한가득인데, 우리 땅의 장미들은 왜 이러지? 새로 나온 줄기에서 피다 보니 낮다. 낮아.
짜잔. 버니테일을 소개합니다. 버테소~!
와. 이 예상밖의 만개(?)란~!!! 귀엽고 예쁘고 촉감도 좋다. 씨 받아서 내년에도 피워내면 좋겠다. 일 년생이라던데 올 한 해 나를 가장 행복하게 만드는 식물이겠구나. 아니 자엽안개가 1위니까 넌 2위다. 3 뿌리를 좀 멀리 심어 둘걸 아주 빡빡하니 좋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네. 작년에 듬성듬성 심은 식물들의 여백이 강해서 이번에는 간격을 다 좁혔더니 이런다. 2년 차의 식물은 더 강하게 멀리 퍼진다는 걸 알았고, 버니테일은 그냥 그대로 멀리 퍼진다.
나의 작은 정원에 이름을 붙인다면 [욕망정원]이라고 하겠다. 왜냐면?
서로 경쟁하며 꽃피워내는 욕망 덩어리 정원이기 때문이다. 아주 빡빡하게 높게 크게 자라길 바란다. 나중에 숲 같은 정원을 만들기 위한 초석이랄까??? 제대로 집 짓고 정원 자리 만들면 제대로 만들겠다아아아아.
하루 사이에 양귀비 꽃이 5송이 피었다. 기쁨의 내적댄스. 유후
나의 꿈은 정원이 근사한 집을 갖는것이다. 정원학교도 다니고 싶고 공부도 하고 싶고. 이런 사람이 나밖에 없나보다. 방문객중 어느 누구하나 나의 이 작은 정원에 왜 관심이 없을까. ㅎㅎㅎ
근처 초등학교에 몰래?들어가봤다. 아이가 다녀도 될까 싶어서. 아이는 다니고 싶단다. 새로운 친구도 바로 사귈 수 있다고 하네. 정말 여기에 보내고 싶은데, 집을 구할 수 있어야 보내지. 여기 어린이집에서 두 번이나 연락이 왔지만 이사를 못해서 거절했다. 하아 전월세 구하고 싶다.
벌써 여름같은 날씨다. 아마 다음 주엔 물놀이장을 개장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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