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다.
라는 속담을 아시는지요? 그 현장에 가보겠습니다.
태풍이 오네마네 하며 비바람도 좀 불고 하더니 이렇게 사과나무가 기울어져있습니다. 그나마 저건 조금 세워둔 상태였어요. 와 사과나무가 기울다니.. 뭔 일이람.... 옆의 잎이 더 무성한 대추나무가 있었는데, 사과나무와 바이오 체리만 기울어져 있더라고요.
아휴 잡초랑 뒤엉켜서 구분은 잘 안가겠지만 가운데 있는 나무가 바이오체리입니다. 남편이 세워주며 가지를 치면서 보니 한쪽으로만 줄기와 잎이 무성해서 기운 것 같다 그러더라고요.
어차피 올 해는 사과도 벌레랑 새들이 다 먹었기에 가지를 엄청 쳐주고 수형을 잡아주는 겸 쓰러지지 말라고 저리 포박을 했네요. 남편이 자르면서 저더러 '보고 놀라지 말라'더니, 죄수 묶어둔 것 같아 두 눈이 똥그래졌어요. 허허 불쌍한 지고로.. 그리고 저 나무 밑에 내 허브 밭인데 그 위에 나무 가지들을 올려두었네... 허허허 허허허 허허
3년도 경험이면 경험인지라 올해 토목공사하고 나무 자리를 잡아줄 때엔 조금 더 계획적으로 농사를 지을 생각입니다. 나무 사이 간격도 더 띄워주고 가장자리로 다 밀어 넣으려고요. 생각보다 나무가 너무 빨리 잘 자라서 시야도 다 가리고 벌레도 많이 꼬이고요. 잡초도.. 아휴... 시멘트를 다 발라버리고픈 충동을 꾹꾹 누릅니다.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데 또 남부에 다른 태풍이 지나가고 있네요. 작년엔 비가 안 와서 그렇더니 올해엔 태풍이 몇 개나 지나가는지.. 텃밭농사를 지으니 날씨에 엄청 민감해지네요. 예전엔 여름이면 비가 오나보다 겨울이면 추운가 보다 하고 날씨 피해 건물로 쏙 들어가 버리면 땡이였는데요. 요즘엔 비가 오고 바람이 불면 뭐 날아가려나 뭐 죽으면 어쩌나 잡초는 어쩌나 등등 걱정이에요. 날씨에 따른 농작물의 성장도 너무 극명하게 다르고 말이죵. 생업이 아닌지라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지만, 요즘엔 밭 엎었다는 말을 들으면 조금은 피부에 와닿습니다. 일년 농사 망한다는 게, 농사꾼에게 얼마나 큰 괴로움일까 싶고요. 이제서 기우제나 천도제 뭐 이런거 지내나봐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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