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my life/이런저런

언어와 문학

uchonsuyeon 2019. 4. 8.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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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머리가 좋지 못하여 충분히 알지도 이해하지도 못하지만, 그래도 언어와 문학 그리고 문화에 대해 배우기를 즐긴다. 아니 사실 충분히 시간을 투자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즐겁다. 그래서 방통대를 통해 영어영문학을 전공했고 중어중문학을 전공하고 있다. 원래는 영어를 공부하자는 생각으로 입학했는데, 영어 자체보다는 영문학에 대한 과정이 많았다. 처음에는 무척 당황스러웠지만, 지금에서는 참 다행이다 싶다. 영문학을 공부하면서 영어시나 고전문학에 대해 관심이 생겼기때문이다. 

나는 나만의 취향이 있다. 만화책은 내용보다는 그림체가 와닿아야하고, 소설이나 에세이는 문체가 와닿아야한다. 그런 의미에서 번역으로 된 책들을 읽으면, 과연 이 책의 저자가 전하는 내용이, 느낌이 맞나하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그나마 일본 번역서는 느낌이 와닿지만 영어나 중국어 번역서를 읽다보면 원서가 궁금할때가 있다. 내가 느끼는 가장 황당한 번역서는 성서다. 사실 번역된 시점이 오래되기에 그랬겠지만 (아 물론 새로 번역된 책을 말하는 건 아니다, 가지고 있는건 모두다 옛날 번역체의 성경이다.), 호주에 머물면서 보았던 영어원서를 보고 놀랍지 않을 수 없었다. 간단한 영어문구가 한국 고어체 형식으로 번역되다보니 성경이 나에겐 너무 어려웠다는 걸 알게 되었다. 되려 영어성경을 읽으면서 쉽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영어시도 마찬가지다. 한시도 마찬가지이다. 그 특유의 라임을 번역해서 제대로 살리기란 어렵다. 또한 번역자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기에, 받아들이는 부분이 하늘과 땅의 차이일 수도 있다. 수군작 선생님의 고전학교(독서모임 성장판 고전학교 모임)에서도 수군작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원서를 보라는 것이었다. 원어에서의 한단어와 어감이 번역자에 따라 오역이 많을 수 있고, 일본을 거쳐오면서 잘못된 번역이 많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설명해주신 부분이 자세히 기억은 안나나, 일본을 통해 정착된 번역 한문어가 잘못된 경우가 많다고 알려주셨다. 그에 절대 공감한다. 

사랑하는 중국 드라마 <삼생삼세 십리도화>에서 보면 이런 말이 있다. '담장안으로 나무가지가 들어온다.' 이 말을 들은 어떤 공주가 '오해시라고 잘못했다'고 사죄를 하는데, 뭔소리인가 했더니, <미미일소흔경성>에 이 말이 또 나온다. '네가 담장 밖으로 나가면 그 담장을 1미터 밖으로 넓힐거고, 더 넓게 나가면 더 멀리 담장을 둘 거다'라는 내용이다. 번역한 분의 글을 보니 '네가 바람을 피면 그 바람을 막아줄게'라는 의미였다. 단순히 단어자체만의 의미를 따지는 게 아니라 그 속의 문화와 분위기를 보고 배울 수 있음이 재미지다. 그런 비교와 다름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참으로 즐겁다. 그런 의미에서 자꾸 원서를 보고픈 욕심이 생겨난다. 그리고 그 속에서 문화를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 느리게 중국어를 가끔 공부하고 있다. 열심히 공부해서 중국원서로 소설을 읽고 싶고, 그리고 언젠가는 스페인어를 공부하고 싶다. 

너무나 욕심쟁이고 뭐하나 제대로 한다고는 못하지만, 재미로 공부하는 거라면 10년이고 20년이고 어떠할까. 그 문화를 이해하고 사랑하는데 충분한 시간이고 과정이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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