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my life/이런저런

[26/100 - 100개의 글쓰기] 악필이 악필이 아니네. 캘리그래피 강습을 듣고.

uchonsuyeon 2019. 7. 15. 18:16

 

 캘리그래피에 대해 큰 관심이 없었다. 나와는 별개의 것이라 생각했다. 일때문에 영문캘리그래피는 필요해서, 그림그리는 마음으로 연습해서 일에 활용했다. 그러나 오랫동안 한글 캘리그래피는 나에게 '절대' 무리라고 생각했다. 

 흥미를 갖게 된 것은, 독서모임 성장판에서 캘리그래피 강습이 열리면서부터다. 나는 앞서 얘기한대로 관심이 없었지만, 강습진행을 맡게되면서 다른 사람들의 글들을 볼 기회가 생겼다. 캘리그래피는 일반 직장인들보다 그림그리는 나와 좀더 가까워야할 것같은데, 많은 직장인 분들이 더 많이 흥미를 갖고 열심히 하더라. 그런 모습을 지켜보며 나도 모르게 동화되었다. 독서모임 활동자답게 먼저 캘리그래피 '책'들을 찾아보고 두어권 구입해서 따라해보게 되었다. 그러나 역시 책은 책이다. 몸으로 해야하는 건, 현실에서 대면하면서 배우는게 제일 좋다. 

 캘리그래피를 오프라인에서 배우고픈 갈증이 컸지만, 워킹맘에게 시간내기는 어려워서 마음만 갖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빠밤, 타의적 육아휴직을 하면서 낮시간에 여유를 갖게 되었다. 일종의 전업주부가 된 것이다. 아이러니 하게 전업주부가 되면 저녁시간을 빼기가 너무 어렵다. 배우고싶은 선생님이 계셔도 시간이 맞지 않아 고심했다. 소망을 품으면 이루어진다. 아이 친구의 엄마가 동사무소에서 하는 어린이 프로그램을 소개해주어 동사무소 주민자치센터에 자주 다니게 되었는데, 마침 그곳에 캘리그래피 수업이 있었다. 월요일 오전 2시간동안 하는 프로그램이다. 야호! 

 내가 알아본 다른 강습들은 대부분 캘리붓을 사용해서 강습을 한다. 그래서 나도 그러리라 예상을 하고 첫강습에 들어갔다. 그런데 왠걸. 이곳은 서예붓과 화선지로 수업을 하는 것이다. 다행히 근래에 중국 드라마나 사극을 보면서 붓글씨에 관심이 생기고 있던 참이라 너무 좋았다. 첫 시간은 선긋기만 주야장천 하는데, 그것 자체도 좋았다. 선을 그으며 집중하다보니 마음의 잡념이 사라지더라. 당시 고민이 많을 때였다. 회사를 나온 후 육아와 집안일 스트레스가 상당했었다.  

 선생님이 월말에는 작품만들기 수업을 하셔서,  3개월이 지나니 나의 작품이라고 불리울 것들이 생겨났다. 

 

아래는 나의 최고의 캘리그래피 작품이다. 캘리그래피 붓펜으로 작업을 했고, 생각보다 만족스러웠다. 무엇을 하든 장비부터 구입해 두기 때문에, 그날 바로 캘리그래피 붓펜들을 구입했다. 그리고 그날부터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펜들을 가지고 이런저런 글들을 따라 쓰기도 하고 받아 적기도 하면서 손글씨 연습을 했다. 

https://uchonsuyeon.tistory.com/279?category=1058068 

 

오늘의 캘리그래피 20190527

​ ​ ​ 점점 나아지고 있다 손글씨도 배움도 두 문구 다 나 자신을 위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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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uchonsuyeon.tistory.com/315?category=1058068

 

별의 눈시율 - 서덕준

​ ​ ​ 월요일 오전에 캘리그래피 수업을 들어요. 오늘은 부채 작품을 했지요. 오돌도돌한 라인때문에 중간에 살짝 정신이 나갔지만, 선생님과 다른 분들이 예쁘다고 칭찬해 주셨어요. ㅎㅎ 다행이죵 ㅎㅎ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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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에 들지 않았다. 쓰고 또 써도 마음에 들지 않아서 좀 더 오래 스스로 실력발전을 기다려 보기로 했다. 

일주일 한번 뿐인 캘리그래피 수업인데, 3개월이 지나니 차츰 변화가 보이더라. 수업하면서의 글씨쓰는 솜씨도 늘었지만, 일반 손글씨에서도 예뻐보이는 글씨들이 종종 나타난다. 선호하는 글씨체는 귀여운 흘림체인데 평상시의 글씨도 점점 그렇게 변화하고 있다. 

아래는 최근 글씨 중 하나. 

 

아주 잘쓴 것도 자랑할 것도 아니지만, 예전 내 글씨를 본다면 분명 좋아졌다고 할 거다. 

https://uchonsuyeon.tistory.com/354?category=1058068

 

빗방울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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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쓴 넉두리를 플러스 펜으로 캘리그래피 전용지에 적고 물방울을 떨궈주었다. 물방울 자체가 너무 예쁜 그림처럼 나와서 깜짝 놀랐다. 사실 사진빨이 더 크다. 실제보다 더 잘 나왔다. 

이렇게 발전하는 나의 손글씨를 보니 정말 뿌듯하다. 이제는 내 글씨가 부끄럽지 않아서 좋고, 연습한 캘리그래피로 선물도 할수 있어서 좋다. 일 년은 꾸준히 할 생각이다. 작가나 선생님이 될 정도로 해보려고 한다. 할 수 있다. 아자아자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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