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my life/매주하는 주말농장여행

먹파리의 습격

uchonsuyeon 2020. 8. 24. 13:06

일주일전 남편의 눈이 탱탱 부은적이 있었다. 모기같진 않은데 이상하게 탱탱부어서 남편이 꾀나 고생했었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나 그 정체를 알게 되었다.

농사 오래지으면 우수워 보일 우리 밭의 남은 자락에 배추를 추가로 심기로 했다. 남편이 자꾸 무언가를 하면 나는 마지못해 따라가는 편이다. 가끔 예상보다 너무 열심히 해서 남편을 깜짝놀래키기도 한다. 이번주는 <배추밭 만들기>를 했다. 그리고 남편몰래 나 또한 여러가지 식물들을 인터넷으로 구입했다. 막키워도 되는 종으로 다년생 꽃들이 그 주인공들이였다. 

폼폼 국화 베로니카 등 다양하다. 쌀겨에 파묻혀왔는데, 거기 덮혀있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위에서 쭉뺐더니 몇개가 망가졌다. 으하하하. 쌀겨에 너무 잘 파묻혀있어서 꺼내기 어려웠다. 다음번엔 잘할 것같아. 

남편이 오기전에 잘 심어두었다. 늦은 밤 농막으로 도착한 남편은 바로 알아보더라. 뭐냐. 와이프 머리 자른건 바로 모르면서. 

토요일 이른 아침, 남편은 퇴비를 사러 나갔다 왔다. 그리고 땀을 뻘뻘 흘리며, 산마늘밭을 만들고 배추밭을 만들었다. 배추 심는 것 정도만 내가 하도록 셋팅을 했다. 땀도 뻘뻘 흘리면서. 오며가며 더위를 식힐 겸 얼굴을 세수하는데 벌레 몇마리들이 남편주위를 윙윙거리며 쫓아다닌다. 그 만화에서 보면 더러운 애들 주위로 파리 날리는 이미지 실사판이였다. 이 녀석들이 자꾸 물어서 괴롭다고 한다. 

귀와 입 그리고 눈을 공격하는 이녀석들은 바로 먹파리들이였다. 지난주 눈을 문 것도 이녀석이였나보다. 나는 모기같은 이녀석들이 무서워서 집에서 챙겨온 모기쫓는 초들을 켰다. 다행히 먹파리한마리가 멕아리 없이 주변을 빙글거리는 걸 보니 통하나보다. 밭일을 다 끝낼즈음부터 남편의 상태가 안좋아지기 시작했다. 미친듯이 가렵다는데 참고 참았지만 붓기가 점점 심해져서 귀는 원숭이 귀가 되어 조금 귀염상이 되기도 했다. ㅋㅋ 입은 보톡스를 맞은 것같고 볼도 빵빵해졌다. 참 무서운 녀석들이다. 이 날 남편은 노동과 알콜로 푹 잠을 잤어야하는데, 가려움이 심해서 거의 밤을 세었다고 한다. 내가 목감기로 숨쉬는 소리가 좀 안 좋은데, 어디 아픈 줄알고 자는 날 깨웠다. 그리고 그 후 나도 얕은 잠을 자 아침이 되었었었었었다. 왜 아픈 것같으면 깨우지?? 그냥 자게 둬야지.. 아무튼.. 

이것이 배추밭이다. '같이 만들자'가 아니라 자기 혼자 계획하고 자리 만들어놓고 일을 하게 하니까 내가 좀 심통이 났지만, 큰 아이도 배추를 같이 심고(?) 즐거워해서 나쁘지 않았다. 

 

방울 토마토 4그루를 심어서 키우고 있는데, 처음에 욕심 부려서 가지치기를 안했더니 방울 땅토마토가 되었다. 저기 밑에 보이는 바닥에 빨간 애들이 그 아이들이다. 더군다나 방울 토마토 옆에 뭘 심어두었는데 다 덮혀버려서 망했다. 그리고 조금 간격이 있는 곳의 호박과 노각덩쿨들과 영역싸움이 심각하다. 이 방울땅토마토에게 고마운 점이 있다면, 따기 위해서는 기마자세가 필수가 엄청 운동이 된다. 텃밭 만들면서 흘리는 땀의 100배를 이곳에서 뽑아내고 있다. 아 나의 큰그림이다. 

 

그렇다. 이번주도 막노동을 하면서 보냈구나. 하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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