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니크 로로의 심플한 정리법이란 책을 읽은 지가 벌써 몇 년입니다. 그 책 덕분에 미니멀 라이프에 대해 알게 되었고, 최고의 정리법은 비움이란 걸 알게 되었죠.
맥시멀 리스트였기에 극단적 미니멀 라이프가 되기도 어렵고, 빈 공간에 대한 공포감이 있는 편이라 그렇게 되긴 어려워요. 하지만 청소 정리가 서툰 저에게 가장 훌륭한 정리법이 비우는 거라는 점은 인생에 있어 가장 큰 이슈입니다. 그건 물건과 함께 생각도 같은 맥락으로 적용되기 때문이죠.
여러 가지 일을 잘 수행하는 분에게 일주일에 몇 개나 일을 수행하시는지에 대해 여쭤본 적이 있어요.
대답은?
하루 혹은 일주일에 한두개의 중요 사안만 처리한다는 것이죠.
물건과 같이 우리의 생각들이 너무 많아 제대로 처리하고 가지고 있기 힘들어요.
그리고 미니멀라이프의 큰 장점으로 꼽는 것이 바로 '좋아하는 것을 사용한다'는 것이죠.
어릴 때부터 맛있는 거 아껴서 맨 마지막에 먹으려다 놓친 적이 있죠? 전 있어요. 좋은 것을 아끼다 못 입고 커 버리거나 못 먹거나 못쓰고 낡아버리는 경험 말이죠. 그것은 여러 가지 결핍에서 시작된 습관이었어요. 이런 일들이 반복되니까 '맛있는 걸 먼저 먹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30살까진 위가 작아서 (지금은 위가 약해서) 한 번에 많이 먹지 못하니까 더더욱 맛난 걸 먹어야 하더라고요. 모든 물건과 삶도 그래요.
좋아하는 물건 미루다 유행이 지나기도 하고요. 좋아하는 사람 만나는 걸 미루다 거리가 멀어지기도 하지요.
그런 점에서 늘상 고민하는 것이 '나는 정말 내가 좋아하는 것을 쓰고 있나?'라는 것이에요.
근본적으로 '나는 나의 취향을 알고 있나?'라는 것이고요. 우리는 유행을 좇아 살아가지요. 내 취향이라고 생각해서 읽는 책조차 '유행' 혹은 '상술'의 한 조각일 수 있어요. '유행을 쫓는 취향'도 좋죠. 저도 그랬으니까. 그러려면 많은 물건을 소비하고 쟁여두게 되잖아요. 일단 그건 현실적으로 어렵고 벗어나기로 했으니, 정말 내 취향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알아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내 취향을 남에게 강요하지 않기!도 중요하고요. 마흔이 지천명이라던데, 훌쩍 넘은 나이임에도 나 자신도 모르겠네요. 절재도 힘들고요. 이런 면에서 아직 성장할 구석이 있음에 감사함을 느끼며 뿌듯해지네요. ㅎㅎ
오늘도 잔잔하고 행복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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