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 56

[36/100 - 100개의 글쓰기] 붓의 가격은 만원이었다.

학창 시절에 큰 딸이라 그런지, 부모님은 내가 알아서 잘한다고 생각하셨는지, 학교생활 등에 크게 관여 안 하셨다. 좋게 말하면 믿어주시는 거고, 나쁘게 말하면 무관심이었다. 나중에 내가 다 커서야 속마음을 말씀해주셨는데, 알아서 잘하길래 크게 신경 안 쓰셨다는 것이다. 어쨌건, 나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스스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걸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나때부터는 1가구 1자녀 정책이 있던 때라 내 친구들은 많게는 2자녀 적게는 1자녀가 제법 있었다. 그렇다 보니 그 친구들은 성적이 조금만 올라도 부모님의 선물이나 칭찬을 받았고 나는 그런 점에서 우리 부모님께 아쉬움이 컸다. 성적이 크게 올라도 칭찬 한두 마디 들었던 게 다였다. 중학교때였다. 그때 나는 용돈..

[35/100 - 100개의 글쓰기] 비가오면 앞이 안보인다

원래 난시가 있었지만 라섹 수술을 한 후로 더욱 그렇다. 교정시력이 1.0은 되건만 오늘 같은 날씨가 되면 0.5 정도로 내려앉는다. 밤이 되어도 날이 어두워도 앞이 깜깜해지니 자전거 운전마저 무섭다. 그러니 자동차 운전은 특히 무섭다. 가끔 이런게 주인공의 핸디캡처럼 느껴진다. 비가 오면 시력은 떨어지고 청력이나 다른 감각이 극대화되어 전투에서 고난을 넘어 이기는 캐릭터인 것이지. 남편은 애니메이션을 즐겨보는데, 요즘엔 별의 별 캐릭터가 나오더라. 왕따 학생이 판타지 세계로 가서 빌런이 되질 않나, 작은 몹이 되어서 삼키는 족족 능력을 흡수하지 않나. 상상력이 애니메이션으로 구체화되더라.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이야기 구현이 가능한가 싶다. 요즘 나는 환타지 사극을 쓰고 싶어 미치겠다. 캐릭터를 설정해보고..

[34/100 - 100개의 글쓰기] sns에 갇혀버린다

Sns는 가까이 있지 못하는 사람들과의 좋은 소통도구다. 호주에 1년 있었을 때 나의 외로움을 달래준 건 sns에서라도 볼 수 있었던 친구들 덕분이었다. 서울에서나 호주에서나 sns로 만나는 친구가 많았기에 그랬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나는 서울 속에서도 sns로 만나는 친구가 많다. 그게 당연한 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실제로 만나면 어색해할 사람이 더 많지 않을까. 컴퓨터 메신저가 모바일폰 메신저로 넘어오면서 그런 상황이 더 심해졌다. 핸드폰으로 이야기하고, 게임하고 드라마도 볼 수 있다 보니 점점 이 작은 상자 안에 갇히는 기분이다. 페이스타임이라고 내가 얼마나 어디에 시간을 썼는지 보여주는 기본 앱이 있다. 매우 오랜 시간을 핸드폰만 잡고 살아더라. 누군가와의 소통을 이 작은 핸드폰 속의 sns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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