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66

꽃밭에 대한 생각을 바꿨다.

원래 나는 꾸덕진걸 좋아한다. 무슨 말이냐면, 예를 들어서. 게임 마비노기를 굉장히 좋아하고 오래 했는데, 그건 삽질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광부가 되어 광물을 캐고 그걸로 재련을 해서 무기를 만드는 길고 긴 과정을 즐긴다는 말이다. 우선 스킬부터 찍으면서 해야 하기 때문에 참 오래 걸린다. 인내는 쓰지만 열매는 달다라는 말을 즐기는 변태이랄까. 인내는 일부러 만들고 찾아가니까 말이야. 아무튼 꽃밭도 그러했다. 작년 튤립 구근을 심어서 다시 피워내는 데 있어 그건 일 년의 시간이 아니라 2년에 가까운 시간의 기다림이었다. 2년 전 실패한 구근들도 끌어모아 도전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중에서 가장 피워내고 싶던 겹꽃 튤립이 있었다. 식샤탈리어스였던가. 아무튼 그 아이들이 봉우리가 생기고 피어나기 직전. ..

4월의 양평 - 모종심기 등등

이번 주말은 특히나 바빴다. 남편은 정화조 공사 마무리를 직접 했고, 나는 모종을 사다 열심히 심었다. 와... 가운데 도랑 위쪽에 풀떼기는 라벤더라고 해서 씨 뿌려서 키웠는데, 아무리 봐도 아닌 거라. 이미지 검색을 열심히 해보니 잡초..???? 라벤더 씨앗 뿌렸는데, 이런 일도 있나????? 만약 잡초가 생겼다면 여기저기 생겼어야 하는데 딱 씨부린 자리에만 생겨서 당연히 라벤더인 줄 알았다. 지난주까지는 싹이 작아서 몰랐다. 라벤더도 처음 키워보고. 하하. 열심히 뽑고 자세히 보니 아주 작은 싹들이 있던데, 너네들은 라벤더이길 바라. ㅜㅜ. 아 그럼 데 라벤더 싹이 깻잎 싹 하고 아주 비슷하다. 어쩌면 깻잎 싹인 줄 알고 뽑아버렸을 수도 있어. 허허허 일주일이 지나니, 옮겨 심어둔 수레국화들도 제자리..

정화조공사를 하고 마당이 리셋된 날

정화조 업체를 바꾸고 빠르게 공사 날짜가 잡혔다. 돌아오는 금요일이었다. 남편은 욕실 설치부터 한다고 용산에 있는 에이스 공구 쇼핑몰에 가서 이것저것 구매했다. 오래간만에 쇼핑을 할 수 있다며 나를 꼬드겼지만, 그곳은 인테리어 공사 용품을 주로 판매하는 곳이었다. 한꺼번에 쇼핑할 수 있어서 좋았지만, 인테리어 용품도 아니고 흥미가 뚝떨어졌다. 허허. 마침 배탈이 났는데, 화장실은 좋더라. 아이가 배고프다고 해서 물건을 구입후 식당을 찾으러 가는데 그 사이 애들이 차 안에서 잠들어버렸다. 아. 이러 좋은 기회가. 잠든 틈을 타서 양평으로 튀어왔다. 검색을 하다 보니 용문역에 나해라는 한정식집이 평점이 좋길래 방문했다. 고기. 고기. 고기. 애들도 우리 모두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많은 곳이 제1순위인지라 아..

양평은 아직도 초초초봄. 하지만 매화 한송이가 피었다. 양평 나무시장도 다녀오며.

일주일 만에 가니, 다행히 여기저기 싹이 더 올라와있다. 무지 반갑다 응 불두화에서 나오는 잎은 조금 무섭게 생겨서 벌레 같다. 확실히 비료를 좀 줬더니 일주일새 확 자란 녀석들이 좀 있다. 그리고 매화와 앵두도 꽃피우려고 하고. 앵두가 나무 가득 꽃이라 열매가 얼마나 열릴지 기대된다. 튤립도 꽃대가 나오고, 참 좋다응. 몇몇 작년에 심어둔 다년초 야생화 중에서 뿌리째 썩은 녀석들이 있어서 아쉽지만 반타작 넘게 다시 살았고, 그 살아난 애들이 여러 줄기를 내뿝으며 자라고 있어 행복하다. 비닐하우스 싹들도 큰 탈없이 자라고 있다. 다만, 작년 밭에서 생명을 다한 방울토마토들의 싹이 엄청난 기세로 자라고 있기에 좀 뽑아주었다. 잎이 두 개만 나아도 쏙 뽑히는데 잎이 세 개 된 녀석들은 벌써 뿌리가 자라나 뽑..

아. 잡초같은 인생이라 하지마라

'내가 키우는 게 아니면 그 어떤 것도 잡초다' 남편의 명언이다. 하여, 생물이라면 관찰하고 어여삐 여기던 마음을 접고 불필요한 풀들을 뽑아내야 한다. 모종도 심지 않는 밭은 벌써 작은 잡초들로 한가득이다. 뽑아도 뽑아도 어찌나 많은지, 하루 만에 자라나는 녀석들인가 싶다. 예전 어떤 그림짤에서 먹는 식물과 잡초의 뿌리 비교를 본 적이 있다. 잡초들의 깊고 넓은 뿌리 그림에 혀를 내둘렀는데, 그 실상을 보고 나면 온몸으로 진저리 치게 된다. 그대로 두면 먹는 식물들의 영양분을 뽑아가 잘 자라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지않으면 모른다. 비료가 있고 없음의 차이를, 잡초가 있고 없음의 차이를 말이다. 비료를 주지 않은 옥수수 두 뿌리의 옥수숫대에서 결국 옥수수를 뽑아 먹지 못했다는 지난여름의 슬픈 경험을 ..

자라고 있는 식물들 - 베로니카, 크로커스, 무스카라, 튤립들

베로니카 같은 경우에 검색해봐도 어떻게 자라나는지 상세정보를 찾기 어려워서, 조금씩이라도 사진으로 올리려고 합니달~ 1층에 만들어둔 작은 화분텃밭의 흙을 비우고 양평에 가져가려고 보니, 파 같은 애들이 뿌리를 드러냈다. 아마 예전에 심어둔 꽃이었나 보다. 급히 주어다 차에 실었다. 너. 파가 아녔구나! 하지만, 얘네들은 조선파들. 조선 파라고 해서 지난겨울에 심었고, 이번 밭 정리하면서 비닐하우스로 옮겨 심었다. 아주 작은데 파 모양이라 신기하다. 미니어처 느낌. 베로니카들은 다년생이라서 심어뒀는데, 찾아도 정보가 참 없다. 가지치기를 언제 어떻게 해줘야 고민했는데, 꽃지고 가지가 마를 때 했어도 되었겠다 싶다. 그 밑으로 새로 싹이 올라온다. 그리고 판매자의 말마따나 2년 차가 되니까 여러 가지들이 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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