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때 목사님께서 ‘배우자 소망 리스트’를 쓰고 배우자 기도를 하면 그런 배우자를 만날 수 있다고 하셨다. 학생회의 우리 모두는 배우자 리스트를 만들고 매일 기도를 했었다. 권위 있고 연륜 있으신 목사님의 조언을 따라 한 일이지만, 그건 심리적으로 그리고 경험적으로 매우 유용한 방법이었다. 현재 나는 나의 배우자 소망 리스트에 90% 이상 부합하는 사람과 살고 있다.
자기의 남편감 혹은 아내감으로 원하는 이상향을 갖고 있고 그에 소망을 두고 있으면 그런 사람들만 찾아 다니게 된다. 그리고 이 리스트가 간단할수록 만날 수 있는 선택의 폭도 넓다. 옛날 아는 분은 ‘가슴 큰’ 여자가 이상형이라 그런 사람만 만났다. 얼굴이 예쁘거나 돈이 많거나 속되 보일 수 있지만, 이렇게 단 하나의 조건만 갖춘 사람들이 연애도 더 잘한다. 연애 잘하는 사람들이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까지 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솔직히 남자보다 여자에게 배우자는 더 중요하다. ‘여자 팔자 뒤웅박 팔자’라는 말에 극히 거부감을 갖고 살았지만, 한국에서는 아직도 여자의 운명이 배우자에 따라 좌지우지하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사회생활을 하고 싶어도 남편의 협조가 없으면 어렵다. 사회인식이나 형태가 변했다고 해도 남자보다 여자의 결혼 후 활동의 제약이 많은 건 여전하다. 부부사이가 평등하다해도 아직도 시댁이 가부장적인 곳이 많기에 더더욱 그렇다.
결혼을 꿈꾸는 사람들이 있다면, 배우자 소망리스트를 작성하라고 권하고 싶다. 적어도 내가 어떤 사람을 만나 결혼하고 싶은지도 모르는데 사랑이라는 열병에 빠져 결혼을 결정하지는 걸 막아줄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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