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my life/매주하는 주말농장여행

오우 땅이 얼었네 + 실내용 난로 설치

uchonsuyeon 2020. 12. 6. 09:08

이른 아침 농막에 왔다. 보통 금요일 밤에 가는데 지난 번 너무 추위를 격고 낮에 오기로 했다. 그럼에도 농막안은 영하 3도 가량. 겪어 보기 전엔 알 수 없던 일들이다.

미리 주문해뒀던 작약숙근과 무스카리가 와 있었다. 뮤스카리는 30개 랜덤이 저렴하길래 사두었는데, 정오가 되어가도 땅이 녹질 않아서 낭패였다. 삽과 망치로 땅을 두들어 겨우 파내 무스카리를 심었다. 왜 30개나 되는 걸 주문했담. 겨울에 사망하면 땅에 묻기 어렵다는 말이 실감된다. 요즘은 포크레인으로 하겠지만.

몇번의 시도 끝에 겨우 4cm 정도만 파내 심어버렸다. 꽃이 안피면 말자. 너무 안파져서 항복이다. 작약숙근은 크기가 상당했지만, 코스모스가 있던 자리에 심어서 알뿌리애들보다는 쉽게 심었다. 뭐 이것도 충분히 판건 아니라 얼어죽을 수도 있다.

미안하다 꽃들아. 언땅은 내가 어쩔 수 없구나. 내년 봄 화사하게 한두송이라도 피면 그대로 만족하겠어.


그리고 실내용 난로를 설치했다. 바닥은 어케어케 괜찮은데 공기가 너무 차워가서 눈이 시릴 정도였다. 아이들은 쉽게 이불을 차버리니까, 걱정이 된 나는 밤새 잠도 잘 못잔다. 그걸 몇번 투덜댔더니 남편이 일제 난로를 구입했다. 온돌문화인지라 난로문화가 발달되지 않아서 우리나라에서 정식으로 제조판매하는 곳이 없단다. 신일에서도 일제를 수입해다가 껍데기만 바꿔 파는 정도란다. 그래서 일제 직구를 했다. 그래 이 시국에. 그리고 이름도 도요토미다. 으하하하하하;;;;;; 

난로를 새로 들였으나 이름이 그리하여 사진을 차마 못찍었다. 이 난로는 바깥으로 환기구를 연결하는 형태라 따로 환기를 시켜주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벽을 뚫어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길래 창문으로 연결하기로 했다. 폼포드 제일 두꺼운걸 사다가 두장 겹대고 거기에 구멍을 내서 연결했다. 여기서 놀라운 점은 폼포드 두장에 비닐 한장 덮으니까 그게 더 따뜻한 느낌인거다. 컨테이너 농막 뭐임? 으규으규. 창문높이에 맞춰 아래 장을 하나 두고 올려두었더니 따뜻한 공기가 천장으로만 향하는 문제가 좀 있으나 기존에 비해 상당히 따뜻했다. 아이들이 먼저 반응이 왔다. 반쭈만 남기고 벗은 채 놀기 시작했다. 하하. 

우리의 도요토미는 지혼자 33도 인증도 해주는 등 농막라이프를 따뜻하게 해주었다. 아 그리고 실내 텐트도 설치했다. 아이들이 좋아한다는 이유하나만으로. 남편은 바지런히 움직여 아이들의 흥을 북돋아 준다. 작은 농막이 참 작아졌다. 

하여튼 살만한 농막이 되었지만, 물이 다 얼어버린 상태라 화장실의 물이 안나오게 막아둬서 좀 불편하다. 불편해 불편해. 아아 불편해. 

그나저나 양평에 땅 가계약 기준으로 곧 1년일세. 시간 참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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