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my life 426

산이 가장 예쁠 때는 5월이다.

서울과 양평을 오가다 보면, 옛 상사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산이 가장 예쁠 때는, 5월이야. 5월 나무의 싹이 올라오면서 저마다 다른 색을 보여주거든. 6월이 되면서부터는 다 같은 색이 되어버리지." 처음에 이 말을 듣고는 제대로 받아들이진 못했다.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어린 시절 시골에서 지냈기에 자연을 제법 잘 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의 자연에 대한 시각은 여름과 겨울 한정이었다. 한두 시절 맛보기 만으론 제대로된 매력을 알기 어렵다. 산의 변화는 작은 풀한포기에서 부터 시작한다. 어떤 풀들은 연둣빛이고, 어떤 풀들은 초롯빛이고, 또 어떤 풀들은 보랏빛이다. 이런 색들이 어우러져서 작은 나무 군집을 만들고 산을 이룬다. 5월의 변화는 그 시작부터 드라마틱하다. 갖가지 색들이 그렇게 본연..

정화조공사를 하고 마당이 리셋된 날

정화조 업체를 바꾸고 빠르게 공사 날짜가 잡혔다. 돌아오는 금요일이었다. 남편은 욕실 설치부터 한다고 용산에 있는 에이스 공구 쇼핑몰에 가서 이것저것 구매했다. 오래간만에 쇼핑을 할 수 있다며 나를 꼬드겼지만, 그곳은 인테리어 공사 용품을 주로 판매하는 곳이었다. 한꺼번에 쇼핑할 수 있어서 좋았지만, 인테리어 용품도 아니고 흥미가 뚝떨어졌다. 허허. 마침 배탈이 났는데, 화장실은 좋더라. 아이가 배고프다고 해서 물건을 구입후 식당을 찾으러 가는데 그 사이 애들이 차 안에서 잠들어버렸다. 아. 이러 좋은 기회가. 잠든 틈을 타서 양평으로 튀어왔다. 검색을 하다 보니 용문역에 나해라는 한정식집이 평점이 좋길래 방문했다. 고기. 고기. 고기. 애들도 우리 모두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많은 곳이 제1순위인지라 아..

튤립 파괴자가 나타났어요 & 정화조 업체 변경

눈누난나. 즐겁게 주말농장에 갔어요. 기대한 만큼 예쁘게도 꽃대들이 올라왔더라고요. 우리농장 미니꽃밭은 삼각형으로 된 입구에 있는 것과 농막 앞쪽 길게 있는 꽃밭 두가지가 있는데, 입구 부분 삼각형 꽃밭에는 튤립을 많이 심어뒀다. 오며가며 보는 사람들도 즐거우라고. 꽃이 예쁘게 피어오르라며 쓰다듬어주고 예뻐해줬는데,... 아래 두 사진만큼 컷는데... 큰 아이와 토지 경사면에 꽃씨를 뿌리고 오니 둘째가 아작을 내놨다. 하아. 와.. 이놈의 시끼.. ㅠㅠ 허망하다. 주말내내 우울했다. 작년부터 심어뒀는데, 꽃은 아작내놓고 뿌리도 다 캐놓고. 뿌리가 다 상했네 허허 떼찌를 하고 뭐라해도 방실거리며 웃는다. '너랑 안놀거야'라는 소리에 삐져서 농막안 텐트안 이불속에 작은 산을 만들고 엉엉 운다. 하아... 5..

양평은 아직도 초초초봄. 하지만 매화 한송이가 피었다. 양평 나무시장도 다녀오며.

일주일 만에 가니, 다행히 여기저기 싹이 더 올라와있다. 무지 반갑다 응 불두화에서 나오는 잎은 조금 무섭게 생겨서 벌레 같다. 확실히 비료를 좀 줬더니 일주일새 확 자란 녀석들이 좀 있다. 그리고 매화와 앵두도 꽃피우려고 하고. 앵두가 나무 가득 꽃이라 열매가 얼마나 열릴지 기대된다. 튤립도 꽃대가 나오고, 참 좋다응. 몇몇 작년에 심어둔 다년초 야생화 중에서 뿌리째 썩은 녀석들이 있어서 아쉽지만 반타작 넘게 다시 살았고, 그 살아난 애들이 여러 줄기를 내뿝으며 자라고 있어 행복하다. 비닐하우스 싹들도 큰 탈없이 자라고 있다. 다만, 작년 밭에서 생명을 다한 방울토마토들의 싹이 엄청난 기세로 자라고 있기에 좀 뽑아주었다. 잎이 두 개만 나아도 쏙 뽑히는데 잎이 세 개 된 녀석들은 벌써 뿌리가 자라나 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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