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은 열심히 살았기에, 2월 초는 좀 놀았다. 두번째 주가 되면서부터는 다시 그 루틴대로 하려했지. 오늘도 호기롭게 의자에 앉아 영어공부를 시작했다. 둘째가 다가와 '엄마, 가자 가자'라면서 나를 끌어당겼지만, 나는 공부를 해야한다며 거부했다. 솔솔 먹향이 올라왔는데, 어디서 오는거지. 신기하네 하면서 무시했다. 그 무시는 큰 후회로 돌아온다. 둘째 손에 이끌려 겨우 거실로 나오니, 거실 테이블 밑에 큰 아이가 쪼그려 앉아 있지. 쎄한 기분이들었다. 먹향. 먹향이 나는 이유는 먹물이 먹물통밖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먹물과 함께 있는 것들은 비싼 화선지와 비싼 붓이다. 바닥에 펼쳐져 있는 붓마리안에 붓들이 보이고, 먹물이 쏟아져있는 그릇안에 붓이 두개가 들어가 있다. 이 붓들은 그냥 붓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