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my life 426

[70/100 - 100개의 글쓰기] 여행하는 삶의 자세

여행을 가면 가만히 있지 못한다. 버스시간과 루트까지 철저히 짜서 가기 때문에 숨 가쁘게 돌아다니며 관광하는 편이다. 나의 이런 여행패턴이 바뀐 건 남편을 만나면서부터다. 남편은 여행 장소와 잠자리 정도만 정하고 발 닿는 대로 간단다. 나와 정 반대다. 나는 여행 자체보다 여행 계획 짜는 걸 즐긴다. 완벽한 여행 계획을 짜는 게 최고의 목표였다. 갖고 있는 돈과 시간을 최대한 뽑아서 알차게 즐길 수 있다고 자부한다. 그런데 이런 여행은 사진으로 뒤돌아보아야 제대로 여행 느낌을 알게 된다. 한참 스윙댄스를 출때의 일이다. 유명 외국인이 와서 제너럴(소셜댄스)할 때면, 나는 촬영하는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직관했다. 카메라의 뷰파인더로만 보다보면 찍는데 열중해서 정작 그들이 내뿜는 에너지나 느낌을 알 수가 없..

[69/100 - 100개의 글쓰기] 적응력이 좀 떨어지는 지도 모르겠다

한참 바쁘게 지내다 다시 여유로운 삶으로 돌아오면 또 적응하느라 정신이 멍한 상태가 된다. 일주일 정도는 손님맞이를 하느라 바빴고, 일하느라 바빴고 그리고 뭘 했는지 모르겠지만 바빴다. 어제가 일주일 전 같기도 하고 일주일 전이 어제 같기도 하고 혼란스럽다. 다이어리에 적어서 하루를 구분하려고 했는데, 그 마저도 잊는다. 이러다 망각된 삶을 살겠다고 생각하며 느끼던 경각심마저 무뎌지고 있다. 사실 하루하루가 바쁘다. 애들 챙기고 청소하고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없다. 오늘 점심에 무엇을 먹을지, 저녁에 무엇을 먹일지 고민하느라 중간시간의 사이사이가 채워진다. 뭔가 사 먹이면 시간이 더 절약되지만 그 편해지는 시간에 청소를 추가로 한다. 혹은 어디를 청소해야 할지 고민한다. 오늘은 다행히 집에서 쓸모없..

[68/100 - 100개의 글쓰기] 오늘 하루

오늘은 아침부터 컨디션이 별로였다. 요즘 종종 그렇다. 불규칙하게 잠을 자면 더 그런 듯한데, 그렇지 않더라도 냉방병스럽게 아프다. 이러다 큰 병 있는 게 아닐까 생각도 잠시 해본다. 손끝에 가시만 들어가도 파상풍을 걱정하는 타입이라 조금 더 오버해서 생각해본다. 원래는 캘리그래피를 배우러 가야 하는데, 아픈 핑계로 가지 않았다. 이런 날은 운동을 하러 가는 게 좋다. 운동을 가나 마나 한참을 고민하다 자전거를 타러 가기로 했다. 자전거를 타고 한 바퀴 돈 후에 운동을 하러 가기로 마음먹었다. 길하나 만 건너면 되는데, 문득 자전거를 타고 지나치던 공원이 생각났다. 나는 그곳을 '나만의 정원'으로 삼았는데, 너무 오래도록 가지 않았다. 나만의 정원은 시에서 관리해주고 있어서 일 년 내내 아름답다. 예쁜 ..

[67/100 - 100개의 글쓰기] 내 남편은 배우자 소망 리스트 90% 일치

중학교 때 목사님께서 ‘배우자 소망 리스트’를 쓰고 배우자 기도를 하면 그런 배우자를 만날 수 있다고 하셨다. 학생회의 우리 모두는 배우자 리스트를 만들고 매일 기도를 했었다. 권위 있고 연륜 있으신 목사님의 조언을 따라 한 일이지만, 그건 심리적으로 그리고 경험적으로 매우 유용한 방법이었다. 현재 나는 나의 배우자 소망 리스트에 90% 이상 부합하는 사람과 살고 있다. 자기의 남편감 혹은 아내감으로 원하는 이상향을 갖고 있고 그에 소망을 두고 있으면 그런 사람들만 찾아 다니게 된다. 그리고 이 리스트가 간단할수록 만날 수 있는 선택의 폭도 넓다. 옛날 아는 분은 ‘가슴 큰’ 여자가 이상형이라 그런 사람만 만났다. 얼굴이 예쁘거나 돈이 많거나 속되 보일 수 있지만, 이렇게 단 하나의 조건만 갖춘 사람들이..

[66/100 - 100개의 글쓰기] 부모들의 해방구, 키즈카페

오늘도 키즈카페에 와 있다. 원래는 큰 아이 발레레슨시간이라 그리로 가려 했지만, 한참을 늦은 탓에 아이들은 이미 발레율동을 하고 있었다. 원래 부끄러움이 많은 큰 아이는 들어가기를 이내 거부하고 집으로 돌아오겠단다. 토요일 11시 주 1회 발레레슨을 듣는데, 안가겠다고 버티더니 10시 반이 넘어서 가겠다고 설레발치며 신발 신고 문앞에 대기하더라. 준비하고 가는데만 40분은 넘게 걸리는데, 거기에 자전거를 타고 가겠다고 우기니 더욱 치체되어 10시 45분에 되어서야 나왔다. 남편과 나는 주말부부인데, 이번 주말은 남편이 바빠서 토요일 늦게서야 오기로 했기때문에 나는 남편이 오기전까지 아이들을 혼자 보살펴야한다. 그래서 둘째는 유모차에 데려가야하기에 큰 아이에게 자전거를 타게 할 수 없었다. 그 자전거는 ..

[65/100 - 100개의 글쓰기] 바나나가 천원이었다

내가 어릴 때는 바나나가 천 원이나 했다. 그때 라면이 한 개에 90원이었으니까 라면 11개를 살 수 있었다. 지금과 비교하니 어마하게 비싸서 그 금액이 맞나 다시금 고민했는데, 맞다. 90원짜리 라면 하나 사고 10원짜리 껌을 한 개를 사 왔으니까. 그러니 지금 금액으로 따지면 바나나 한 개가 만원 정도라고 보면 된다. 그때는 무역제한 같은 것도 있었고, 기업들도 상품별 나눠먹기식으로 각자 특화된 상품만 제작 판매했다. 롯데는 껌, 삼양은 라면, 빙그레는 아이스크림, 뭐 이런 식이다. 그래서 바나나는 이러나 저러나 먹기 어려운 과일이었다. 부의 상징 같았다. 우리는 바나나란 단어를 알고 있었고 실제로 보았지만 맛을 본 적은 없었다. 부모님은 맞벌이로 매일 바쁘게 사셨지만 아이는 셋이나 되어서인지 여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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