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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79

[84/100 - 100개의 글쓰기] 브라우니 한조각이 남편을 살렸다 우린 주말부부다. 남편은 원주에서 파견 나가 일하고 있다. 몇 개월에 한 번 서울 근무하다 다시 원주에 가서 일한다. 이번 추석은 원주에서 출발하기로 했다. 그래서 남편이 지난 주말에 짐을 싸 둔 트렁크를 하나 싣고 차를 가지고 갔다. 나는 어제(화요일) 아이 둘과 함께 저녁 기차로 원주로 오기로 했다. 5시 35분 기차를 예매해두고 시간을 계산했다. 최소 30분의 여유를 두고 시간을 맞췄다. 3시 20분에 아이들을 픽업하러 갔다. 4시에는 집에서 나가야 했기 때문이다. 어린이집에 도착하니 어린이집 앞에 둔 유모차가 홀딱 젖어있다. 웬만한 비가 와도 뚜껑만 덮어도 괜찮은데, 웬만한 비의 수준이 넘게 왔었나 보다. 하는 수 없이 아이들은 걷게 하고 집으로 향했다. 한참 걸어오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케이크 가.. 2019. 9. 11.
[83/100 - 100개의 글쓰기] 나의 한복 나는 아주 어려서부터 한복이 좋았다. 엄마가 한복 입고 찍은 사진을 보며 선망했다. 내가 기억하는 나의 첫 번째 한복은 내 몸에 딱 맞는 예쁜 옷이었다. 아마 7살이었던 것 같다. 미술학원 어린이집에 다녔는데, 어린이집에서 필요해서 엄마가 구입해줬었나 보다. 나는 그 한복을 아주 많이 좋아했다. 하루만 입어야 하는데 크리스마스 즈음부터 신정까지 내내 입었었다. 한복을 입고 일어나 크리스마스 선물을 풀어보던 게 생각난다. 그런데 아쉽게도 내가 금세 자라 버려서 그 한복은 그 일주일 가량이 전부였다. 중학 때 무슨 예절학교 같은 곳으로 단체 견학을 간 적이 있다. 예절학교이기에 한복이 필요했고 내 키는 160cm가 안되었는데 170cm가 되는 엄마의 한복을 가지고 갔다. 다들 자기 몸에 맞는 예쁜 '깨끼'원.. 2019. 9. 10.
[82/100 - 100개의 글쓰기] 연애를 TV로 배운다면 말이야. 연애도 그렇고 어떤 상황에 대해서 질문하기 힘든 것들에 대해서 종종 TV에서 같은 상황을 떠올려보곤 한다. 그러다 곧 중대한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된다. 예를 들면 이렇다. 두 남녀가 집앞에서 키스를 했다. 둘은 각자의 집안에서 키스한 장면을 회상한다. 실제로 가장 궁금한 것은 키스를 한 후의 그 어색함을 어쩌야하나이다. 혹은 그 키스를 하기전까지의 과정일거다. 일반적인 트렌드 드라마에서는 그런 디테일을 살려주지 않는다. 영화중에 이시영 주연의 라는 게 있다. B급영화 느낌이 다분한데, 이 제목부터가 눈길을 끈다. 남자에게 인기 없는 여자가 남자사용설명서라는 비디오를 구입하고 보게되면서 사랑에서도 일에서도 자신의 진가를 발휘한다는 내용이다. 로매스환타지코믹 장르라고 볼 수 있다. 당시 나는 남자에게 인기를.. 2019. 9. 9.
[80/100 - 100개의 글쓰기] 태풍, 드라마 M 태풍 링링이 현재 서울을 통과하고 있다. 창밖으로는 큰 나무가 한 방향으로 바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점점 어둑해지고 거친 바람결에 따라 일렁이는 나뭇가지의 모습이 다소 괴기스럽다. 이런 모습이 나오는 드라마나 영화가 많지만, 나는 심은하 주연의 M이라는 드라마가 생각난다. 하얀 잠옷바람의 여자주인공이 이런 날씨에 집을 나와 거리를 돌아다녔던 장면이 있었다. 얼마 전 기사에서 이 드라마가 리메이크된다는 소식을 듣고 매우 반가웠다. 이 드라마는 1994년도 방영했었다. 내가 초등학교 때였는데, 소재도 독특했고 동성애 요소가 다분한 느낌도 가지고 있는 드라마 명작 중 하나이다. 드라마 주인공 심은하의 몸안에는 초등력을 가지고 있는 또 다른 영혼이 들어 있다. 어떤 산모가 임신중절을 하는데, 그 아이의 영.. 2019. 9. 7.
[79/100 - 100개의 글쓰기] 아이들에게 둥지가 되어 이것은 은유적인 표현이 아니다. 정말 둥지가 된다. 쇼파의 어느 자리에 앉던 아이들은 쪼르르 달려와 양옆을 차지한다. 때로는 양다리를 양분해서 앉기도 한다. 아이들은 엉덩이로 팔로 머리로 등으로 가슴으로 치대며 엄마를 타고 오른다. 때로 턱으로 엄마 몸의 약한 곳 곳곳을 쳐내리기도 한다. 최고로 무서운 때는 엄마에게 엎어져서 발뒤꿈치고 위든 아래든 투당거리며 장난 칠때다. 이런 저런 경험으로 절대 바닥에 눕지는 않는다. 바닥에 눕는다면 목숨을 내놓을 각오를 해야한다. 어떤 할머니가 배위에서 뛰놀던 손주때문에 장파열로 사망했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다. 나는 그렇게 죽고싶진 않다. 가장 좋은 자세는 등을 보이는 것이다. 그나마 앞보다는 등쪽이 안전하다. 물론 이 또한 점점 힘들다. 무게가 늘어가는 아이들이 등.. 2019. 9. 6.
[78/100 - 100개의 글쓰기] 삶의 평균을 올리는 방법 간단하다. 좋은 사람들을 찾아 만나면 된다. 대신에 말은 줄이고 듣고 그 각 사람들의 삶에 대해 받아들여보자. 나는 이 간단한 걸 이제서야 깨달았다. 친구라는 이름으로 상처를 주었던 사람을 통해 '좋은 인연'에 대해 알게 되었다. '좋은 무리', '선한 영향력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나가 얼마나 내 자신을 쓸데없는 곳에 소비했는지 깨닫게 되었다. 그 사람에게 나는 좋은 사람일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 사람에게 소비당하고 있었다. 부정적인 말들로 나의 심신을 피곤하게 만들었던 사람들을 벗어나 좋은 말들로 가득채우며 즐거운 미래를 꿈꾸는 사람들을 만나니 나의 삶이 확연히 달라졌다. 인생이 상승곡선을 달리고 있다. 성공이라는 상승곡선이 아니라 안정이라는 상승곡선이다. 자기 확신, 믿음, 회복 탄성력 그 모든 게 .. 2019. 9. 5.
[77/100 - 100개의 글쓰기] 설레는 말들 #멜로가체질 이라는 드라마에서 주인공인 안재홍이 같이 평양냉면을 먹는 천우희를 보면서 #설레는말들 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문득 나의 설레는 말들을 무엇일까. 안재홍이 말한 것처럼 나도 '택배 왔어요'라는 말이 좋다. 요즘엔 집에 있다보니 가정으로 배달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문을 두 번 두드린 후 택배를 놓고 가버린다. '택배 왔다'는 말은 좀체 듣기 어렵다. 산책하자. 라는 말도 좋다. 어느 계절이건 그 단어는 한 여름 저녁에 맞는 시원한 바람 같다. 초여름의 느낌도 난다. 아무 일 안 생겨도 마냥 싱그럽고 설레는 느낌이 '산책'이라는 단어에 있다. 더운 날 먼 거리일지라도 걸어가는 게 그런 이유가 일부 포함되었을 것이다. 내일 또 보자. 회사에서 이런 말을 하는 직원, 상사는 그닥 즐겁지 않다. 하지만.. 2019. 9. 4.
[76/100 - 100개의 글쓰기] 붓을 빠는 방법 붓을 쓰고 나면 잘 빨아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음번 사용할 때 곤란을 겪거나 영원히 사용하지 못할 수도 있다. 원래의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세심한 주의와 노력이 필요하다. 붓이 좋은 것일 수록 붓의 털은 동물 털로 되었을 확률이 높다. 그래서 찬물에 빨아주어야 한다. 확실히 빨아주기 위해서 팍팍 물에 치대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게 되면 붓의 결이 손상된다. 붓을 찬물에 충분히 풀어준 후, 흐르는 찬물에서 한손으로 돌돌 돌리면서 다른 한 손의 손가락으로 문지르듯 돌려주며 빤다. 그리고 붓의 가운데를 종종 눌러주며 붓의 색을 빼준다. 붓을 잡아주는 부분 가까이까지 잘 빨아주는 게 좋다. 수채화 붓이라면 다른 색들이 섞여 숨어 있을 수 있다. 그리고 그 부분이 딱딱해지면 결국 붓의 수명이 줄.. 2019. 9. 3.
[75/100 - 100개의 글쓰기] 시간의 결을 빗질하는 사람 끝없이 이어지는 시간의 바다에서 나는 시간의 결을 찾아 빗질하는 사람이다. 일렁이는 드넓은 시간의 바다에서 시간의 결들을 찾아 그것들이 엉키지 않도록 아름답고 큰 시간의 빗으로 빗어준다. 빗어내리고 빗어내리기를 여러 번 하다 보면 잠시 정돈된다. 그러나 이내 곧 어디가 처음인지 어디가 끝인지 알 수 없게 다시 한데 뭉쳐져 버린다. 그래도 나의 일은 시간을 빗질하는 사람이라 다시 같은 일을 반복하고 반복한다. 내가 무엇을 하는지 모르던 때부터 내가 무엇을 하는지 아는 지금까지 빗질하는 걸 멈추지 못한 채 계속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 내 삶이 끝난다면 이 일도 끝을 맺겠지. 빗질을 잘하다보면 언젠가 시간의 결들을 예쁘게 땋는 일도 할 수 있을 거다. 그렇지 못하더라도 내가 곱게 빗어주었던 걸 시간의 바다는 .. 2019.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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