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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79

[93/100 -100개의 글쓰기] 데굴데굴 데구르르 아이가 데굴거리며 굴러온다. 아침 기지개를 하고 뻗뻗하게 굳은 몸으로 데굴데굴 굴러와 내 가슴팍에 안겼다. 이내 긴장이 풀린 몸으로 폭안겨 늘어진다. 두눈은 지긋이 감은채 깼지만 모른척 엄마품에 안겨 늘어지는 모습이 귀엽다. 고양이 같은 녀석이라 부르면 도망가고 바쁘면 앵겨붙는다. 이럴때 엄마의 공격이 필요하다. 볼과 입술에 뽀뽀를 해주고 배에 방귀바람을 넣어준다. '푸르르르르~' 까르르륵 웃는 소리를 내며 눈을 떼었다 감는다. '까꿍'소리에 까르르르 다시 웃고는 얼굴을 이불속으로 박는다. '까꿍' 소리에 맞춰 얼굴을 들었다 묻었다는 반복하며 잠깨기 놀이를 마친다. 큰 아이도 곧 눈을 뜨고 온몸으로 깨어났음을 알리며 엄마를 쳐다본다. 엄마의 작은 장난에도 즐거이 웃고 밝은 미소를 보여주는 큰딸과도 타조숨.. 2019. 9. 20.
[92/100 - 100개의 글쓰기] 모기의 삶 가을이 성큼 다가올 즈음이 되면 비리비리한 모기님들이 극성을 부린다. 집안에 갇힌 두세 마리의 모기님들이 활보하며 내 다리도 물고 아이 볼도 물었다. 한밤중에 '윙'거리는 소리가 이명인가 했더니 정말 모기였다. 1층에 내려둔 검은 쌍둥이 유모차엔 늘 모기들이 잠을 자고 있다. 아이들 태우기 전에 탈탈 털어줘야 한다. 모기는 참 무섭다. 문득 얼마전, 그래 한 여름인데 얼마 전, 집에 들어온 똥파리 한 마리가 생각났다. 원래는 두 마리가 들어왔는데, 한 마리는 어찌어찌 무자비하게 잡아 죽였지만, 한마디를 동료의 죽음을 목격하고는 날쌘돌이가 되어 영 잡기 쉽지 않았다. 음식물쓰레기 등이 널려있는 주방이지만 뭔 일인지 최근에 밀봉되는 쓰레기봉투로 바꾸었고, 원래 음식이 없어서 그런지 파리가 다가오는 기미는 느.. 2019. 9. 19.
[91/100 - 100개의 글쓰기] 읽으려고 작정했던 책을 펼쳐들었다 읽으려고 작정하고 늘 책상 위에 두던 책을 꺼내 가방에 담았다. 지하철로 이동할 예정이라, 이동 중 읽을 요량이었다. 그런데 책을 펼치려다 몹시 당황했다. 책 갈무리가 여러 곳이 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내가 헌책을 구입했는지 잠시 생각했다. 아니다 이 책은 내가 인터넷 서점을 통해서 구입한 책이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많이도 갈무리를 했단 말인가. 문득 책을 열심히 읽어 내려가며 열심히 구석을 접던 내가 생각났다. 이렇게 훌륭한 책이라니~!를 연신 내뱉으며 많이도 접었다. 그 접었던 나는 기억나는데 무슨 내용이었는지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보통 두 세권을 번갈아 읽는데, 최근에 읽었던 두 권의 책에 대한 생각이 너무 깊어서 그전에 읽었던 이 책에 대해 까맣게 잊었나 보다. 보통 책을 줄을 긋거나 .. 2019. 9. 18.
[90/100 - 100개의 글쓰기] 가을바람을 묻혀왔다. 가을바람을 옷자락에 묻혀왔다. 아직 밖의 온도는 여름과 흡사하고 선풍기 없이는 땀이 주룩 흐를 정도다. 여름의 긴 원피스를 꺼내 입고 아이들을 쌍둥이 유모차에 태워 등원시켰다. 알싸하게 아파오는 배를 부여잡고 잰걸음으로 집으로 왔다. 급한 볼일을 해결하기 위해 화장실에 들어가 원피스를 들어 올리니 원피스에서 낯선 냄새가 퍼졌다. 근래에는 맡아본 적이 없는 가을바람 냄새였다. 날선듯 포근한 기운을 품고 있는 냄새다. 그저 가을바람 냄새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신선한 바람 냄새가 옷에서 날리 없잖아. 바람 냄새만큼 새하면서 몽환적인 냄새는 없는 것 같다. 바람 냄새를 맡다 보면 정신이 어느덧 다른 세상으로 간 느낌이다. 술에 취한 것과 흡사하다. 오즈의 마법사에서 도로시는 태풍의 바람을 타고 다.. 2019. 9. 17.
[89/100 - 100개의 글쓰기] 향수 한 번 찍. 무향이 제일 좋지만, 좋아하는 향을 가볍게 뿌리는 것도 좋다. 어려서부터 비염이 심했고 코감기도 달고 살았기 때문에 강한 향이나 담배냄새를 가장 싫어했다. 그래서인지 은은한 향이 제일 좋다. 일종의 비누향 같은 느낌이 좋다. 성인이 되면 빨간 장미와 향수를 선물 받는다는데, 나는 장미 한 송이만 선배에게 받았던 것 같다. 그때는 성인식 날에 학교 선배가 후배에게 장미꽃 한 송이를 선물해주는 전통이 있었다. 원래 향수라는 말은 매력적이지만 성인식에 받는다고 하니 좀 더 매력적인 단어라고 생각했다. 향수하면 두 단어가 생각난다. 파트리크 쥐스킨트(이름 참 어렵다. 검색으로 찾았다)의 소설 와 메릴린 먼로의 샤넬 no.5 이다. 마리린 먼로가 '나는 잘 때 샤넬 no.5를 입는다'라고 해서 더 유명해졌다. 최.. 2019. 9. 16.
[88/100 - 100개의 글쓰기] 선택적 피곤 명절 마지막 날이다. 늦잠을 자려고 했는데, 아이들은 짤 없다. 아이들도 분명 피곤했으련만, 낮잠을 자서 그런지 밤잠은 칼같이 지킨다. 아니 따사로운 햇살 때문인가. 9월답지 않게 따사로운 햇살과 날씨 때문에 이른 아침이 눈부셨다. 몸은 맞은 듯아프고 한쪽 귀는 목감기와 함께 상태가 좋지 않다. 나의 감기가 아이들에게 옮았는지, 아이들의 목소리도 쉰소리가 난다. 다행히 일요일에 문을 여는 병원이 있어서 시간 맞춰 집을 나섰다. 산책 겸 걸어 도착한 병원은 마침 한산했다. 아이들과 나를 접수하고 나니 그제야 우르르 사람들이 몰려왔다. 조금만 늦었어도 한참 기다릴 뻔했다. 검진과 약 처방을 받고 약국에 갔다. 눈에 바로 띄는 ‘피로회복제’를 추가로 구매했다. 잠을 자면 되지 왜 그런 걸 사 먹냐는 남편의 구.. 2019. 9. 15.
[87/100 - 100개의 글쓰기] 애매한 결정의 중앙선에 선다면 때로 본인이 의도치 않게 애매한 결정의 중앙선에 설 때가 있다. 나는 아무것도 안했는데, 양쪽에서 자신의 입장에서 서라고 강요한다. 예전의 나라면 저쪽에 가서 저쪽편들고 이쪽가서 이쪽편을 들며 양심의 가책을 느꼈을 것이다. 허니 지금은 나는 내편에 선다. 나는 둘다 놓아버릴 각오로 내 편에 선다. 왜 내가 감정과 시간을 갉아 먹으면서 양쪽편에 서주어야할까. 어차피 그 둘이 화해를 못한다면 나는 내편에 서서 나의 입장을 고수할 것이다. 끌려다니며 그들에게 맞추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결정하고나면 독한년소리를 듣겠지만 내 에너지 소비를 더이상 할 필요가 없다. 심지어 가족일지라도. 우리나라에서는 큰소리치는 사람이 이긴다. 나이가 들수록 그렇다. 나이 든 여자가 큰 소리를 점점 낸다는데 '미친년'소리 정도 듣.. 2019. 9. 14.
[86/100 - 100개의 글쓰기] 몸이 정직해지기 시작했다 점점 몸이 정직해지고 있다. 피곤하면 바로 티가난다. 특히 오른쪽 눈은 피로 알림이 심하다. 조금만 피로해도 염증이 올라온다. 이번에 서울->원주->영암 순으로 2일간 이동을 했더니 오른쪽 코볼에 염증이 심하게 올라왔다. 인후통도 와서 무엇을 먹어도 맛을 못느끼고 있다. 허리도 아프고 피곤이 상당하다. 예전에 잠시 잠깐 눈만 붙여도 피로도가 내려갔다. 체력이 저질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그건 지금에 비하면 무척이나 건강했나보다. 나는 1=1의 몸수준이다. 남편말에 따르면 어머님 수준으로 체력이 안좋은 것같단다. 그럴지도 모르겠다. 생존을 위해 운동해야한다는 말에 깊히 공감한다. 운동을 하루 하면 하루치의 에너지가 생긴다. 진짜 1=1의 몸이다. 아직도 기적이 생겨서 회춘을 바래본다. 아니면 약같은 걸 먹.. 2019. 9. 13.
[85/100 - 100개의 글쓰기] 명절 어릴 때는 명절부심이 있었다. 친가는 굉장히 보수적으로 조상을 섬기는 집안이였고 조선시대스러운 곳이였다. 전통이라는 이름하에 모두가 바쁘게 준비를 하고 제사를 지냈다. 특히나 며느리들은 무척바빴다. 막내며느리인 우리 엄마는 서열이 높은 편이고 제일 멀리 살았기 때문에 늦게 왔다가 일찍 일어나는 편이였다. 여자입장으로써는 참 다행이지. 그러나 맏며느리 맏손주며느리는 참 안쓰렀다. 남자들은 밤까는 일과 손님 맞으며 술퍼마시는 일을 제외하고는 빈둥거리며 시간을 보냈다. 새벽같이 일어나 밤늦도록 시중들고 청소하는 며느리들과 무척대조적이였다. 어려서부터 친가에 맡겨져 자란 나는 이런 문화가 익숙했다. 나는 막내아들의 큰딸이라 엄마뻘의 언니들이 나를 어여삐 여겨주었고 손끝하나 움직일 필요가 없었다. 그저 무료한 나.. 2019.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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