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농장 92

식물이 준비하는 봄. 그리고 베로니카와 국화의 봄

2월을 맞이하는 식물들은 매우 분주해요. 자세히 들여다보면 '끙차'하고 머리를 내밀고 있지요. 나무도 그렇고 꽃들도 자기 나름의 역할을 해내고 있어요. 양평의 겨울이 무척 추운편인데, 지난 2주간은 영하 20도 정도까지 내려가다보니 무척 걱정되더라고요. 크로커스를 심어둔 입구쪽 꽃밭에는 이미 지난 겨울부터 머리를 내밀고 있는 녀석들도 있었거든요. #크로커스 판매자에게 문의를 해보니 지들이 추우면 알아서 성장을 멈추고 대기할꺼라고 하더라구요. 걱정스러운 눈으로 오며가며 눈여겨 보았는데, 날이 따뜻해지니 쑥쑥 자라는게 보이네요. 크로커스는 악마의 뿔같네요. 마치 작은 지진이 난것같은데, 튤립이나 다른 구근식물들이 올라오는 모습이더라고요. 작년에 심은 작약은 여름을 채 나지 못하고 죽어버렸어요. 그래서 두 뿌..

양평, 눈이 지나간 자리, 장작 그리고 비닐 하우스

따뜻했던 날씨 덕분에 다시 양평에 가겠다는 마음을 먹고 토요일 이른 시간 양평으로 출발했다. 제법 서울의 날씨가 따뜻해진 탓에, 눈이 왔음에도 어느새 흔적 찾기가 어려웠는데, 양평에 들어서자마자 눈이 보인다. 얼어붙었던 강 위로 눈이 바람에 쓸려지나 간 자리가 보였다. 세미원, 두물머리부터 이런 모습이 알래스카 같아 신기했다. 도착 예정시간이 12시였는데, 조금 늦게가고 싶었지만 주식 팔아 산 장작 때문에 서둘러 갔다. 주식판 돈이 주식에서가 아니라 현실에서 활활 타오르게 되었다. 커피를 내려주면 장작 정리하는 걸 돕겠다고 했건만 남편이 거절했다. 나는 믹스커피 2봉을 탄 커피잔을 쥐어주고 놀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이들은 엄마를 쉬게 해주지 않는다. 땅이 얼어 배수가 되지 않은 탓에 눈이 녹아 바닥을 ..

강풍에 다 날라가네

와.... 지난 주, 그러니까 오늘로부터 2~3일 전에 있던 일이에요. 저희 땅에는 CCTV가 3개 달려있거든요. 종종 남편이 확인하는데, 보니까 밭안의 물품들이 다 뒤집어 있는거예요. 트램블린서부터 ...... 왜 저 천막 프레임이 날라갔나.. 의아해 하던 남편이 농막에 정리하러 가서 CCTV를 확인하고 보내줬어요. 트램블린에 맞아 넘어간거있지요. 작년 장마에 무너져내렸던 천막프레임을 이제 영영 못쓰는거 아닌가 모르겠네요. 허허......... 밤도 아니고 한낮에 무섭군요 ㅎㅎ

시댁 나들이 & 지역별 온도차 실감

지난 추석에 다녀오지 못한 시댁 나들이를 다녀왔다. 쟁여둔 추석 선물들을 싣고 가는 길에 남편의 임플란트가 빠져서 고치려고 안양에도 잠시 들렸다. 임플란트는 해줬던 곳 아니면 잘 안 봐준다고 하여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병원까지 다녀오고 나니 차가 극상으로 막혔다. 이른 아침 8시반에 출발한 여정이 5시가 넘어서야 끝났다. 그 사이 휴게소에서도 간단히 먹어치우고 서둘렀지만, 단풍놀이로 차가 많았다. 오며 가며 보니 단풍놀이 할만한 곳이 있으면 나도 가고 싶다. 오랜만에 모인 시댁 식구들과 고기도 구워먹고 불놀이도 했다. 캠핑족인 아주버님께서 고기를 맛나게 구워주셨는데, 솔직히 남편이 구운 것보다 맛나더라. 차가 막혀서 늦은 점심을 먹고 와 배부른 와중에도 맛이 좋았다. 지금은 다소 나아졌지만, 나는 ..

뽕나무의 번식력

뽕나무에 뽕벌레가 생겨 가득 열린 열매를 제대로 먹어보지도 못했다. 이 흰 뽕벌레의 외관이 실타레같아 상당히 별로라 식욕도 떨어진다. 그래서 대부분의 열매들은 바닥으로 떨어졌고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아니 그런데 이 부근에 미니 뽕나무들은 무엇인지. 이토록 번식력이 좋은 줄 몰랐다. 음. 그래서 오디주가 스테미너 음식인건가?? ㅎㅎㅎㅎ 이러다 뽕밭되겠네.

먹파리의 습격

일주일전 남편의 눈이 탱탱 부은적이 있었다. 모기같진 않은데 이상하게 탱탱부어서 남편이 꾀나 고생했었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나 그 정체를 알게 되었다. 농사 오래지으면 우수워 보일 우리 밭의 남은 자락에 배추를 추가로 심기로 했다. 남편이 자꾸 무언가를 하면 나는 마지못해 따라가는 편이다. 가끔 예상보다 너무 열심히 해서 남편을 깜짝놀래키기도 한다. 이번주는 를 했다. 그리고 남편몰래 나 또한 여러가지 식물들을 인터넷으로 구입했다. 막키워도 되는 종으로 다년생 꽃들이 그 주인공들이였다. 폼폼 국화 베로니카 등 다양하다. 쌀겨에 파묻혀왔는데, 거기 덮혀있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위에서 쭉뺐더니 몇개가 망가졌다. 으하하하. 쌀겨에 너무 잘 파묻혀있어서 꺼내기 어려웠다. 다음번엔 잘할 것같아. 남편이 오기전에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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