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my life 426

[11/100 - 100개의 글쓰기] 치킨에 맥주

결혼 전까지 치킨도 맥주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맥주도 그 자체보다는 소주와 섞은 쏘맥을 사랑했고, 보드카나 잭콕 같이 증류수가 섞인 술을 좋아했다. 남편은 1일 1 닭이 가능할 정도로 치킨을 좋아한다. 그리고 맥주를 아주 많이 사랑한다. 살면서 닮아간다더니 나도 어느새 치킨과 맥주를 즐기게 되었다. 처음에 치킨 두어조각을 먹고 맥주 500cc도 채 반을 못 마시고 남편에게 넘겨주었는데, 지금은 치킨 반마리는 즐겁게 먹고 맥주도 얼추 다 마신다. 어느 날은 남편이 볼맨 소리로 ‘아니 치맥 안 먹던 사람이 왜 이렇게 변한 거예요?’라고 묻더라. 그러고 보니 그렇다. 지금은 치킨집마다 선호하는 치킨도 생기고 쿠폰도 몇 번을 바꿔 먹을 정도로 잘 먹고 있다. 밤에는 잘 안 먹었는데, 이러한 습관 때문에 살..

[10/100 - 100개의 글쓰기] 짜파게티 취향

나는 짜파게티가 참 좋다. 다른 인스턴트 라면도 좋아하지만 짜파게티가 절대적으로 50%의 지분율을 가지고 있다. 처음 짜파게티를 먹은 게 초등학교 (그래 사실 국민학교) 때로 기억한다. 그때는 짜파게티 외에 짜장면이라는 면도 있었다. 둘 다 금액은 90원이어서 100원을 가지고 가면 남은 10원으로 ‘강제로’ 껌을 사 먹어야 했다. 짜파게티를 사 먹던 슈퍼의 긴 머리 언니도 생각난다. 지금은 할머니가 되었을 수도 있겠네. 어릴 때 나는 동생이 둘이나 있어서 오롯이 혼자만의 짜파게티는 먹어 본 적이 없다. 어느 날, 나 혼자 일찍 하교를 한 날이 있었다. 엄마는 나만의 짜파게티를 끓여 주셨다. 보글보글 면이 끓어 오르고 물을 버리고 수프를 넣고 볶는 과정을 애타게 기다렸다. 그리고 드디어 자그마한 나무 상..

[9/100 - 100개의 글] 백개의 글을 쓰는 이유

100개의 글 중 9번째 글. 첫 번째 글을 시작함에 앞서 써야겠지만, 나는 그저 툭하고 시작하고 싶었다. 그건 나의 특기다. 시작하는 것에 두려움이 없다. 다만 끝을 맺음에 자신감이 부족하다. 그래서 끝까지 하고 싶은 일들은 그저 툭툭 내놓는다. 특별한 일을 만들어버리면 그 일은 정말 특별해져서 부담감도 생기고 조급함도 생긴다. 하지만 툭툭 하루하루에 해야 할 일을 내밀고 해 버리면 어떤 것이든지 쉬워진다. 그저 가벼운 습관으로 만든다. 그것이 나의 특기이자 장점이다. 다만 그 루틴이 망가지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 변수가 있다. 그래서 가능한 만들어 둔 습관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주의한다. 100개의 글을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루하루를 조금더 밀도 있게 담고 싶었다. 초등학생 때부터 일기를 써왔다..

[8/100 - 100개의 글쓰기] 내 옷의 역사. 유행

이십 대 후반까지 유행과는 먼 거리의 삶을 살았다. 시장통에 쌓여있는 옷더미 속에서도 멋진 옷을 잘 고르던 엄마나 여동생과 다르게 스스로 센스가 없다고 생각했고 누군가의 주목이나 품평은 낯설기 때문이었다. 하나로 묶은 긴 생머리에 마른 몸을 가리기 위한 7부 티셔츠와 카고 팬츠가 기본 아이템이었다. 그런 나에게 변화를 준 건 두 개의 사건이었다. 첫번째는 스윙댄스였다. 스윙댄스를 시작하면서 느낀 가장 큰 불합리는 ‘예쁜 사람’이 유리하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차츰 화장을 시작하고 스윙 추기 좋은 옷들로 골라 입기 시작했다. 연보라색에 하늘거리는 미디스커트와 망사로 덧대고 어깨에 공주 뽕이 있던 검은색 티셔츠 그리고 금색 츠팽글 플랫 슈즈를 기본으로 입고 다녔다. 머리는 반 묶음으로 하기도 하고 돌돌 말아 ..

[7/100 - 100개의 글쓰기] 유전자의 돌연변이

나와 남이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건 누구나 안다. 아는 걸 넘어서 바로 느끼게 되는 경우는 적다. 나는 두 아이를 낳고부터 그런 차이에 대해 알게 되었다. 같은 부모 밑에서 태어난 두 아이가 정반대의 성격과 특성을 가지고 있으니 이 다름에 관심을 갖고 계속 지켜보고 있다. 아빠의 90% 외모를 닮아 태어난 큰 아이는 엄마의 90% 예민함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부모의 특성과는 다르게 붙임성이 있고 애교가 많다. 둘째는 90%의 엄마 외모를 갖고 있지만 상당히 튼튼하고 건강하고 밝다. 그리고 둘째 또한 부모의 특성과는 다르게 음감과 박자감이 좋다. 노래를 상당히 좋아한다. 환경에 따라 아이들은 몇 번이고 바뀐다고 하는데 앞으로의 변화도 상당히 기대된다. 그리고 한편으로 이 아이들이 부럽다. 나보다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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