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107

나는 자각 없이 살고 있습니다

https://brunch.co.kr/@uchonsuyeon/598 나는 자각 없이 살고 있습니다 커피 한잔을 사들고 나오는데 커피숍 사장님의 얼굴에 미소가 떠오른다. 그러자 내가 상냥하게 웃으면서 주문했던 게 떠올랐다. 그리곤 깨닫는다 - 아 내가 기분이 좋았구나 사실 들어가기 한참 전부터 무엇을 살지 결정했었다. 캐러멜 시럽 머핀을 살 요량으로 기분 좋게 들어갔고 캐러멜 시럽 머핀과 남편이 좋아하는 블루 베리가 든 머핀 두 개를 집었다. 그리고 씁쓸 brunch.co.kr

볶은 땅콩

https://brunch.co.kr/@uchonsuyeon/563 볶은 땅콩 어머니는 계절마다 쌀이며 김치며 이것저것 농산물들을 올려 보내 주세요. 며느리가 무언가를 잘 먹는가 싶으면 어김없이 그걸 끼워 넣어주셨지요. 입도 짧고 많이 먹지 않아 버리는 게 많다고 누누이 말씀드리자 가짓수나 양이 좀 줄었지만, 어머니의 '조금'과 우리의 '조금'의 양은 확실히 달라서 여전히 냉장고 가득 쌀이며 김치가 찹니다. 결혼하고 얼마 안 되어서 brunch.co.kr

쏟아버린 커피 한 잔

아이들을 등원시키고 오는 길은 무척이나 바람이 차갑게 느껴졌다. 완전한 겨울이 되어가는가 보다. 이런 날은 뜨끈한 국물이나 뜨거운 커피가 생각난다. 11월 한 달은 생활비를 많이 절약했었다. 먹고 싶어도 마시고 싶어도 그 값어치를 생각해서 지출비용을 최소화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이런 날은 3,500원의 값어치는 훨씬 웃도는 따뜻한 아메리카노가 당긴다. 늘 같은 값이지만, 그날의 분위기에 따라 느껴지는 값어치가 달라진다. 오늘은 대략 만원 어치의 느낌이다. 새로 생긴 커피숍은 생길 때의 걱정과는 다르게 자리를 잘 잡고 있다. 우선 매장 규모도 적당히 크고, 아늑한 노란빛의 색감과 하얀벽에 꽂힌 책들이 어우러져 분위기가 제법 좋다. 에그타르트 같은 맛있는 베이커리도 그 분위기에 한몫한다. 에그타르타까지 사..

타임머신을 발명하고 싶은 시점

https://brunch.co.kr/@uchonsuyeon/549 타임머신을 발명하고 싶은 시점 원래 후회를 잘하지 않아요. 후회를 하기보다는 과거의 실수를 기억하고 미래의 실수를 줄이는 자는 모토를 가지고 있거든요. 쓸데없이 내가 1억이 있다면 같은 망상도 같은 이유에서 하지 않아요. 그런데 요 근래 '타임머신' 개발의 시급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한 적이 있답니다. 상품 디자인을 하게 되면 작은 실수도 큰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요. '현물'이 되어 brunch.co.kr

헛글] 귀차니즘은 병일까?

요즘 귀차니즘에 빠져 살고 있다. 나는 스스로 매우 게으르다고 생각한다. 남편도 이것에 동의한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내가 아주 부지런하다'라고 말한다. 그 간극이 매우 크다. 나는 부지런하기도 하고 게으르기도 하다. 좋아하는 일, 관심사에는 매우 부지런하다. 잠을 쪼개고 시간을 잘근잘근 쪼개서 사용할 만큼 부지런해진다. 반면 좋아하지 않는 일에서는 매우 게으르다. 미루고 미루다 마지못해 할 정도로 미룬다. 대게 이런 건 집안일이다. 집안일만 들여다보는 남편은 당연히 내가 '게으다'고 말한다. 어제는 남편이 물었다. '요리에 관심을 좀 두면 어때요?' 나는 답했다. '관심을 둔 적이 있었지요.' 그러고서는 이틀이나 걸려 만든 육계장에 대해 설명해줬다. 고사리를 하루 불렸다가 다음날 여라가 지 재료들을..

<1일1글,100개의 글쓰기> 도전을 마치며

곰은 100일 동안 쑥과 마늘을 먹고 사람이 되었죠. 저는 100일의 100개의 글을 쓰면서 '글 쓰는 사람'이 되고자 도전을 했어요. 그리고 이 글은 100번째 글이기도 합니다. 무언가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도전 겸 가볍게 습관 만들기로 글을 쓰기 시작했고, 다음과 같은 원칙을 갖고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1. 1일 한 개의 글을 쓴다. 2. 두 문단 이상 쓴다. 3. 1일 한 개의 글만 인정한다. 4. 에세이 형식을 기준으로 한다. (일기 쓴다고 생각하고 시작했습니다.) 6. 가능한 구체적인 표현으로 다양한 소재를 쓴다. 똥인지 된장인지 맛을 봐야 하고 시각화해서 설명하거나 받는 게 나은 사람이라, 글쓰기 관련된 책을 보기보다 우선 쓰면서 배우기로 했습니다. 99개의 글을 쓰고나니 알게된 내용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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