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my life/이런저런 274

분노의 파이어핏 만들기

벽돌들을 추가로 사왔었다. 나는 파이어핏을, 남편은 화덕을 만들겠다고 아웅다웅했다. 오늘은 손님이 오기로 한 날이다. 우리 주말농장에 관심이 많은 지인들이다. 남편이 지나가는 소리로 ‘파이어핏’이나 만들라고 한다. 그래, 기회를 놓치면 바보지. ㅋㅋㅋ 그래서 벽돌들을 날라 2-4사이즈(벽돌 기준)의 파이어핏을 얼추 완성해 가고 있었다. 남편이 보더니 3-3으로 하는게 어떻겠냐고 한다. 눈썹 사이에 주름을 가르며 만들던걸 허물고 다시 쌓았다. 원래 2-4로 생각했던 지라 모양이 이상해져서 다시 다 허물고 호미를 가져다 바닥을 팠다. 3-4 정도의 사이즈가 되도록 바닥을 파서 벽돌들을 채워 넣었다. 맨바닥에 바닥을 놓고 쌓자니 바꾸려면 바닥부터 바꿔야하니 나름 꾀를 낸것이다. 분노의 호미질을 본 남편이 나를..

자격은 누가 만드는 걸까?

'큰 아이가 선망의 대상이 되면 좋겠다' 라고 생각을 하며 열심히 아이의 머리를 빗어주었다. 단정한 아이의 모습이 선망의 대상이 되지 않을까 하는 단순한 생각에서다. 그러다 문득, 나도 선망받던 것들에 대해 생각이 났다. 왜 그때는 '부럽다', '좋아 보인다', '예쁘다' 등등의 말을 그대로 듣지 않고 겸손을 가장한 자기 비하를 했을까? 친정에 가서 할 일 없을 때 들여다보았던 중학교 시절의 나는 예쁘더라. 예쁜 줄 모르고 굉장히 소극적이며 이기적으로 조용히 보냈다. 날씬해서 부럽다는 말에 되려 욕 듣는 기분을 느꼈다. 너무 마른 탓에 빈티 난다고 생각했었던 듯하다. 몸이 상상히 빼빼한 탓에 별명도 '소말리아'였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여러 가지 좋은 말들을 많이 들었는데, 왜 그때에 나는 그런 소리 들을..

게임을 끊고

삶이 공허해질 때 무기력해 질때, 어느 한 곳에 파묻히는 경향이 있다. 이번엔 모바일 게임 두개 였다. 그 중 한개는 무려 1년을 넘게 했다. 매일 1개의 아이템을 받는데 1년은 훌쩍 넘게 하루도 빠짐 없이 받아서 사용했다. 매일과 내일과 이번주의 이벤트들이 머릿속 한구석에 앉아 게임을 하도록 긴 시간을 이끌었다. 한번 고민해보았다. 어차피 오래도록 해서 재미도 없는데 습관처럼 계속 할 것인가? 그래서 실험을 했다. 추석연휴 동안 안해보기. 그래서 괜찮으면 과감하게 게임을 삭제하기로 했다. 추석때 내내 안해도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아이템을 못받아서 생기는 초조함도 없었다. 추석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게임을 삭제했다. 단톡방에도 마지막 인사를 구하고 바로 나와버렸다. 그리고 최근에 시작했던 물고기 ..

밤의 이야기

작은 별하나 내놓지 않는 까만 밤 글도 말도 되지 않는 이야기들이 머릿속을 맴돌다 잊혀진다 머릿속을 헤집는 생각들로 밤은 깊어만 가고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도 잊어만 간다 시간을 비집고 그림을 그렸던 내가 시간을 채우기 위해 그림을 그린다 그림을 그렸던 나를 잊지 않기 위해 열정없는 의미없는 그림만 그린다 아니 그또한 제대로 하지 못하고 시간만 보내고 있다 무엇도 되고 싶지 않은 내가 가장 위험한 것이 아닐까

생애 첫 쿠킹클래스 & 이치헌 작가님 인사동 작품전

친구가 점심이 넘은 시간에 전화가 왔다. 월요일에 쿠킹 클래스 있는 게 같이 가지 않겠느냐고. 아. 쿠킹 클래스 가보고 싶었는데, 당연히 오케이지. 클래스 후에 도예전시도 같이 가기로 했다. 문화나 스포츠나 열심히 관람하고 참여하는 친구라 옆에만 붙어 있어도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우후후 후 CJ제일재당에서 운영하는 거라 동대문에 있는 본사로 갔다. 원래 부지런하지 않고 약속 시간 늦게 오기로 유명했던 나인데, 칼같이 약속 지키는 남편덕인지 요즘엔 약속 시간보다 한참 이르게 도착한다. 30분쯤 이 정문 앞에 앉아 주변을 관촬했다. 다니던 회사가 상암이라 저 조형물이 엄청 익숙하다. 상암에는 저 작가(?)분의 작품이 많다. 디지털 인간화의 상징일까. 알고 보니 1층에 CJ THE KITCHEN이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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