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my life 447

세 할머니 이야기. 사랑의 유효기간

아마 10대 후반이였을 거다. 사랑에 관련된 나의 가치관을 갖게 해준 그 인터뷰를 본 때가 그 즈음 일 거다. 그 프로그램은 6시 내고향 같은 농촌관련 프로그램이였다. 리포터가 지방을 돌면서 농촌 사람들과 대화하고 그 지역 특산물들을 소개했다. 그 날은 밭에서 호미질을 하고 있는 세할머니와 인터뷰를 한 날이였다. 리포터가 세 할머니에게 같은 질문을 했다. ’할아버지 아직도 사랑하세요?’ 얼굴도 안보고 시집가던 그 시절에 태어난, 세 할머니는 놀랍게도 각각 다른 대답을 내놓았다. 첫번째 할머니는 ‘나는 시집간 첫 날부터 지금까지 남편이 꼴도 보기 싫어’ 두번째 할머니는 ‘나는 시집가고 딱 삼개월 좋았어. 그 다음부터는 싫어’ 세번째 할머니는 ‘나는 첫날부터 좋았는데, 지금도 영감이 참 좋아.’ 나는 그때 ..

나는 서브남주가 좋다

나는 서브남주가 좋다. 어쩌면 서부남주는 남주보다도 여주를 더 사랑하는지 모른다. 간혹 잘못된 방향의 사랑으로 사랑을 얻지 못하지만, 그 짠한 모습이 와닿는다. 누구나 올바르진 않은 구석이 있다. 작은 실수와 잘못을 하면서 성장하는게 사람의 삶이 아닐까. 그리고 간혹은 성장이 아니라 후퇴를하면서 산다. 그것이 평범한 인간의 삶이다. 그래서 서브남주의 삶이 좀더 인간적으로 다가오고 애잔하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서브남주로밖에 남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포기를 모르고 애잔하면서 나쁜남자미를 뽑내는 서브남주가, 나는 좋다. 종종 서브남주의 반란을 꿈꾸어 본다. 그런 의미에서 박보검이 남주자리를 차지했던 응답하라 1988이 예외라고 할 수 있겠다. 흠 아무튼,,,, 요즘 드라마들을 정주행하면서 서브남주들을 열열히..

사과의 정석

사과받을 일이 생겼다. 약속에 늦는 이유를 말하더니, 이윽고 다음 전화에는 좀 더 늦게 올거라고 했다. 한참이 지나도 연락이 없어 전화해보니 역시나 오늘은 어렵다는 것이다. 화낼것까지야 없다고 스스로 다독여본다. 이 사람을 만나 운전교습을 받으려고 했던거라 사실 다른 대안을 찾는 것도 매우 귀찮은 일이다. 사과없는 사과를 듣자니 생각이 깊어져 여기에 글을 남기고 생각에서는 덜어내보려 한다. 역지사지다. 사과를 할때 어떻게 해야할까? 굳이 감정적으로 호소할 필요가 없다. 내가 그로 인해 미안함만 표시하면 된다. 굳이 구구절절할 필요가 없다. 딱 간단하게 요약만 하여 상황을 알려주어야한다. 그리고 약속을 어긴 것에 대해 미안해야 한다. 무엇보다 금보다 귀한 시간을 뺏아 갔다. 나의 시간이 귀한만큼 남의 시간..

돈 많이 있는 은행에 있는 은행원

처음 나의 글의 뷰가 몇만이 넘었을때, 나는 재미난 생각들을 하곤 했다. 내 글을 읽은 많은 사람들이 나를 알아보는 것은 아닌가, 이러다 책도 쓰는 건 아닌가. 등등 지금 생각하면 웃긴 꿈을 꾸는 기간이었다. 속으로는 별의 별 생각을 하면서도 나름 침착하게 그 시기를 잘 넘어갔다. 그리고 글이나 그림을 올리고 만족스러운 결과와 아닌 결과들을 보면서 희비의 롤러코스터 간격이 완만해져, 유아용 롤러코스터가 되어 가고 있다. 나 갑자기 몇만뷰가 되었다고 자랑스레 올리기도 하지만, 자랑이라기 보다 기록에 가깝다. 나는 알고 있다. 돈 많이 쌓여 있는 은행에 다니는 은행원이 돈 있다고 자랑하는 것과 같다. 실상 진실을 보면 그건 정말 내 실력이라던가 능력이 아니라, 브런치 담당자의 감사한 pick으로 노출이 잘되..

언어와 문학

나는 머리가 좋지 못하여 충분히 알지도 이해하지도 못하지만, 그래도 언어와 문학 그리고 문화에 대해 배우기를 즐긴다. 아니 사실 충분히 시간을 투자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즐겁다. 그래서 방통대를 통해 영어영문학을 전공했고 중어중문학을 전공하고 있다. 원래는 영어를 공부하자는 생각으로 입학했는데, 영어 자체보다는 영문학에 대한 과정이 많았다. 처음에는 무척 당황스러웠지만, 지금에서는 참 다행이다 싶다. 영문학을 공부하면서 영어시나 고전문학에 대해 관심이 생겼기때문이다. 나는 나만의 취향이 있다. 만화책은 내용보다는 그림체가 와닿아야하고, 소설이나 에세이는 문체가 와닿아야한다. 그런 의미에서 번역으로 된 책들을 읽으면, 과연 이 책의 저자가 전하는 내용이, 느낌이 맞나하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그나마 일본 번..

나는 체조선수가 될거야

초등학교 5학년때인가. 나와 친구는 자신들의 꿈에 대해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빨간 책가방을 메고 국민학교(그렇다 나는 국민학교 나왔다...) 정문을 나서면서, 나는 이렇게 말했다.‘나는 체조선수가 될꺼야 그래서 매일 연습하고 있지’그 연습은 앞구르기 뒷구르기였다. 그것마저 앞구르기 하다 잘못 떨어져 가슴통증으로 그만 두었었다. 친구는 나의 이런 황당한 꿈에 이렇게 댓구해줬다. ‘그래, 너는 열심히하니까 꼭 체조 선수가 될거야.’친구의 말에 사실 살짝 당황했었다. 내가 체조선수가 되는 일은 너무 허무맹랑한 일이란걸, 나 스스로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 친구는 내가 연습하는 걸 본적도 없었고 그저 나의 말 한마디에도 저렇게 좋은 이야기를 해줬다. 돌이켜보면 나의 ‘할수 있어’라는 자신감 중 한 부분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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