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my life/이런저런 271

[2/100] 병원은 무섭지

지금은 병원이다. 정기적으로 혈당검사를 한다. 직장다닐때는 몇시간 빼기가 어려워 토요일에 일정을 다 미뤄놓고 하루를 병원에서 보내곤 했다. 지금은 진찰 전 날 따로 병원에 와서 피검사를 받는 편이다. 새벽에 일어나 병원에 와서 검사 받고 진찰받으면 시간도 시간이지만 상당히 피곤하다. 병원은 그런 곳이다. 사람의 기운을 뽑아 가는 곳. 어릴때 주사 맞기 싫어서 도망 치다 잡혀와 맞은 적이 많다. 아예 안맞은 적도 있다. 어려서부터 자주 아프던 동생은 아무렇지않게 잘맞았기에, 나는 다소 부끄러웠다. 책이나 다른 사람들의 경험 이야기를 들으며, 어느 날 좋은 깨달음을 얻었다. 다른 생각에 집중하면 바늘이 들어가는 순간이 나도 모르게 지나간다는 것이다. 그대로 써보았더니 정말 효과가 있었다. 특히 오랜 치과 치..

[1/100 - 100개의 글쓰기] 볶음 우동엔 아아

뜨거운 태양 아래 집으로 걷다 보니, 아침에 짜증 나는 일도 있고 점심을 사 먹고 들어가기로 했다. 나는 마네키 네코(복고양이)인 편이다. 어디를 가든 아무리 텅 빈 곳이어도 곧 손님들이 몰려든다. 새로 개업했다는 가락국수 가게에 들어섰다. 옆 동네 상권이 발달하면서 우리 동네도 변화가 자주 일어나고 있다. 새로 여는 가게가 많은 만큼 문 닫는 가게도 많다. 원래 이곳은 피자 가게였다. 종종 주문해 먹던 테이크아웃 전문 피자가게였다. 쌀로 만들었기에 몸이 좀 더 낫지 싶어 사 먹곤 했는데, 어느 날 가락국수 가게로 바뀌어 있었다. 이 작은 가게는 상호만 바뀌었지 밖은 간판 외엔 무슨 가게인지 장사는 하는지 알 수가 없는 외관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되려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아내기도 하고 안쓰러운 마음도 ..

모닝 응가와 모닝 샤워

화장실에서 아침의 잠깐 여유를 즐기는데 큰 따님이 소리친다. ‘엄마 동생이가 응가해서 내가 밟았어요. 그래서 발 딱아주세용. 엉엉’ 허걱하면서 화장실 문을 열어보니 거실에는 둘째의 쉬아와 응가가 난무한다. 요즘 자꾸 기저귀를 벗고 도망다니는데, 그 잠시 잠깐 사이에 또 그렇게 했고, 더블어 쉬아와 응가까지 했던 것이였다. 정신을 추스르고 화장실을 나가 얼추 바닥을 딱고 둘째를 화장실에 가둔후 모닝 샤워를 시켰다. 큰 아이도 겸사겸사 모닝 샤워를 시킨후 다 옷갈아 입히고 겨우 얼집 등원 준비를 하며 문을 나서는데... 문 앞에도 응가를 해뒀구나. ..... Ps. 미안하다 큰 따님아. 너 가방에도 응가 조금 묻었더라. 영원히 비밀로... 오늘 정말 맛있는 거 사먹으리라..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

현기증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방문을 나서는데 현기증이 일었다. 순간 눈앞은 검은색으로 깜깜해지고 중심을 잃고 뒷걸음을 쳤다. 그저 중심잡으려고 제대로 서려고 하다보니 뒷걸음을 치게 되었고 3m 쯤 지나서 장농에 부딪혀 바닥으로 쓰러졌다. 마침 방문 앞을 지나가던 남편이 달려왔다. 무언가 나르고 있던 모양이라 다소 늦게 왔기에 그리 심각한거라 생각은 안했는데, 오후에 남편이 자기가 과남(? ㅋㅋ)이 되는 줄 알았단다. 내가 생각해도 좀 웃기긴 하다. 요즘 너무 체력이 떨어지니 이런일도 생기는 구나 싶다. 머리가 핑돌면서 기절하는게 어떤건지 궁금했는데 나름 재미난 경험을 했다. 하지만 다신 하지 말자. 중학생때도 급작스레 일어나다 현기증이 일어 난적이 한번 있긴하다. 그때 나는 과민성대장증후군에 끌려다니는 입장이라..

세 할머니 이야기. 사랑의 유효기간

아마 10대 후반이였을 거다. 사랑에 관련된 나의 가치관을 갖게 해준 그 인터뷰를 본 때가 그 즈음 일 거다. 그 프로그램은 6시 내고향 같은 농촌관련 프로그램이였다. 리포터가 지방을 돌면서 농촌 사람들과 대화하고 그 지역 특산물들을 소개했다. 그 날은 밭에서 호미질을 하고 있는 세할머니와 인터뷰를 한 날이였다. 리포터가 세 할머니에게 같은 질문을 했다. ’할아버지 아직도 사랑하세요?’ 얼굴도 안보고 시집가던 그 시절에 태어난, 세 할머니는 놀랍게도 각각 다른 대답을 내놓았다. 첫번째 할머니는 ‘나는 시집간 첫 날부터 지금까지 남편이 꼴도 보기 싫어’ 두번째 할머니는 ‘나는 시집가고 딱 삼개월 좋았어. 그 다음부터는 싫어’ 세번째 할머니는 ‘나는 첫날부터 좋았는데, 지금도 영감이 참 좋아.’ 나는 그때 ..

나는 서브남주가 좋다

나는 서브남주가 좋다. 어쩌면 서부남주는 남주보다도 여주를 더 사랑하는지 모른다. 간혹 잘못된 방향의 사랑으로 사랑을 얻지 못하지만, 그 짠한 모습이 와닿는다. 누구나 올바르진 않은 구석이 있다. 작은 실수와 잘못을 하면서 성장하는게 사람의 삶이 아닐까. 그리고 간혹은 성장이 아니라 후퇴를하면서 산다. 그것이 평범한 인간의 삶이다. 그래서 서브남주의 삶이 좀더 인간적으로 다가오고 애잔하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서브남주로밖에 남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포기를 모르고 애잔하면서 나쁜남자미를 뽑내는 서브남주가, 나는 좋다. 종종 서브남주의 반란을 꿈꾸어 본다. 그런 의미에서 박보검이 남주자리를 차지했던 응답하라 1988이 예외라고 할 수 있겠다. 흠 아무튼,,,, 요즘 드라마들을 정주행하면서 서브남주들을 열열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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