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my life/이런저런 271

[47/100 - 100개의 글쓰기] 나는 경제 감각을 게임에서 배웠다

오래도록 한 RPG 게임으로 가 있다. 영웅전 말고 그냥 마비노기. 몇 년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한 때는 푹 빠져서 몇 시간이고 했다. 월 20만 원씩 따박따박 바쳤고, 칼 아이템도 실거래 구매를 했었다. 이 게임의 가장 큰 매력은 삽질을 할 수 있고, 캐릭터를 예쁘게 꾸밀 수 있다는 점이다. 꾸준히 금광을 캔다던가 양털을 깎는다던가 '수제 느낌'이 물씬 나서 참 재미있어했다. 스킬을 쌓아서 1급 옷이나 장비 등을 만들 수도 있다. 그러던 어느날부턴가 넥슨이 돈슨이 되기 시작했다. 세공품들이 생기고 편리해지는 시스템들이 사람들을 '삽질 매력'이 아닌 '돈질 매력'으로 인도하기 시작했다. 맵도 너무 커져서 다른 유저들을 만나기가 어려웠다. 서로 도와가면서 터널을 이용해 멀리 이동하던 시스템이 사라지니, 서..

[46/100 - 100개의 글쓰기] 글을 매일 쓴다고 잘 써지냐고?

어제 남편에게 핀잔을 들었다. ‘ 매일 글을 쓴다고 잘 써져요? 얼른 잠이나 자요’ 잠을 자려다 급하게 일어나 타자를 치는 나를 보고 남편이 한 말을 곱씹으며 내일 글로 적어내리라 생각했다. 앞서 다른 글에도 적었지만, 나는 그림을 오래 그렸고, 댄스 강사도 2년 넘게 했었다. 아 그리고 외국어 공부 (영어, 한때 일본어, 그리고 중국어)도 꾸준히 하고 있다. 그래서 쌓이는 힘에 대해서 안다. 하루 한 문장만 영어로 쓰더라도 확실이 공부가 된다. 다만 매일 다른 글을 써야 한다. 경험이다. 많은 대작가들은 매일 일정한 시간에 글을 써 내려간다. 하루키 작가도 그런다고 한다. 그 외 여러 작가들은 글이 안 써져도 책상에 앉아서 글을 쓴다. 그림 그리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뭘 그릴지 몰라도 그림을 무작정 ..

[45/100 - 100개의 글쓰기] 뷔페가 좋아지지 않는 나이

예전에는 뷔페가 참 좋았다. 다양한 음식을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뷔페가 좋지 않았다. 그때의 이유는 많이 못 먹어서였다. 나이가 들수록 뷔페가 안 좋은 이유는 소화가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 취향도 확고해져서 그럴 거다. 예전에는 다양한 경험이 우선이었는데, 지금은 나를 만족시키는 취향이 우선이다. 좋아하지 않는 음식은 아무리 맛있어도 많이 먹지 못하는 반면, 좋아하는 음식은 맛이 좀 덜해도 많이 먹는다. 고기를 많이 먹지 못하는 건 안 맞아서가 아니라 좋아하지 않아서 일지도 모르겠다. 오늘 자주 가던 뷔페집을 다녀오며 그 경험과 취향이 확실해졌다. 먹어 볼까 싶어도 손이 안 가는 음식들이 많이 있었다. 좋아하는 것이여도 몇 가지를 섞어 먹고 나니 제대로 먹은 게 무엇인지 ..

[44/100 - 100개의 글쓰기]남편도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

육아휴직을 하면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주말부부이기도 했으니 집안일과 아이 돌봄이 온전이 나의 일이었다. 물론 아이들은 어린이집을 다닌다. 회사 다닐 때는 전업주부는 여유시간이 많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건 오산이었다. 아이들과 함께 있으면 그 시간에 다른 일을 하는 건 절대 불가능하고, 아이들이 없는 시간에 집안일도 해야하고 나 자신을 밥해먹이는 것조차 바쁘다. 초반 1~2달은 여러모로 힘들었다. 생활 팬턴의 변화도 힘들었고, 무엇보다 완벽한 전업주부가 되려고 했던 게 잘못이었다. 이런 스트레스는 가족으로 향했다. 다른 대화상대가 없다보니 남편과 대화할 때면 짜증을 부리며 내가 얼마나 힘든지에 대해 토로하느라 저녁 통화시간을 다 보냈다. 남편도 화 잘 안나는 사람이 어느 날은 자기 핸드폰..

[43/100 - 100개의 글쓰기] 장화를 신은 아이들

어려서부터 물놀이를 좋아했던 것 같다. 엄마는 만나기만 하면 하는 말이 있다. (5세 전) 깨끗이 씻어놓으면 사라져서 물웅덩이에 머리를 감고 ‘만세’를 불렀다는 에피소드다. 나는 산보다 물이 있는 바다나 강이 아직도 그렇게 좋다. 이렇게 비 오는 날도 상당히 좋아한다. 단, 바라보는 입장에서 말이다. 이런 날씨엔 유감이지만 유모차보다는 걸어서 아이들을 등원시키는게 낫다. 유모차를 비 오는 데 방치했더니 어디선가 삐걱거리는 소리가 심해졌다. 어제는 비가 주룩주룩 오는 창문을 본 큰 딸이 어린이집 가기 싫다며 한참을 생때를 부렸다. ‘안 가면 화낸다’는 가벼운 협박에 겨우 소파 밖으로 나서 등원했다. 대신에 작은 보상으로 젤리슈즈 대신 장화를 신겨주었다. 두 아이가 장화를 신은 모습이 참 귀여웠다. 조금 더..

[42/100 - 100개의 글쓰기] 게으름은 인류를 발전시킨다

"게을러터져서 어디서 써먹니?" 라는 엄마의 말에 댓구하지 않았다. 게으른 것도 사실이고 어디에 써먹을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믿었다. 게으른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인류의 발전이 있다고 말이다. 한예로 보자. 리모컨은 왜 생겨났을까? 어릴 때 우리 집 텔레비전은 수동식 다이얼이었다. 대게의 집이 그랬다. 넓은 집도 아녔건만 아빠는 채널 돌리는 심부름을 시키셨다. 그러면 나는 꾸물꾸물 밑으로 기어가 발을 다이얼에 올리고 돌리곤 했다. 어떤 똑똑하고 게으른 학생은 긴 작대기에 효자손을 붙여서 채널을 바꿨다는 인증숏을 올렸었다. 아마 이 학생은 커서 큰 인물이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부류의 사람들이 리모컨을 만든 게 아닐까! 게으른 사람들은 한번 움직이기 매우 어렵다. 그래서 한번 일어서면 한꺼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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