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죽음에 서글픈 마음을 갖고 씁쓸한 모습을 보여주신 아버지를 보며, 나에게도 그런 일이 생기면 같은 표정을 짓겠구나라고 생각했다. 가깝게 지내던 언니가 갑자기 죽었을 때는 내가 한국에 없어서 마냥 슬퍼하기만 했다. 서글픈 느낌이라기보다는 그저 아픈 마음만 가득했다. 그때 내 나이는 서른 초반이어서, 그리고 한국에서 있지 않아서 거짓말 같은 느낌이 강했다. 며칠 전 알던 오빠 한분이 돌아가셨다. 나와는 두 살 차이로 남편과 나이가 같다. 갑작스레 병이 걸려서 생을 마감했고, 그분에게는 아이가 둘이 있다. 여러 상황들에 감정이입이 되어 장례식장에서 오빠 어머니의 손을 부여잡고 눈물을 쏟아냈다. 목이 메어와서 위로의 말을 건네기도 쉽지 않았다. 문상객이 올 때마다 어머님은 오열하셨고, 아버님은 슬픔을 억..